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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호·넥센 등 타이어 3사가 지난 2분기 사상 최고 수준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천연고무를 중심으로 원재룟값이 하락했는데도 영업이익이 감소해 아쉬운 표정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바로 '트럼프 관세'다. 자동차 부품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했지만 가격을 올리지 못하면서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관세를 피할 마땅한 방법이 없기 때문에 관세 협상이 타결되지 않는다면 하반기 성적표 역시 반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161390),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002350) 등 국내 타이어 3사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 합계는 604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타이어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90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0% 감소했다. 같은 기간 넥센타이어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6.1% 줄어든 465억 원에 그쳤다. 반면 금호타이어는 167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10.6%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관세 환급금을 빼면 금호타이어 역시 전년보다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타이어 3사의 매출 전망치는 6조 394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8% 급증,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한국타이어의 2분기 매출 컨센서스는 전년 동기 대비 87.6% 급증한 4조 3478억 원이다.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의 매출 전망치는 1조 2291억 원과 8172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각각 8.6%와 7.0% 늘어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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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공장 있어도 현지 판매 70% 수입…2분기 美관세부담 390억 달할듯#
이처럼 사상 최대 매출에도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은 지난 5월 3일부로 시행된 미국 정부의 자동차 부품 관세(25%)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이 추정한 2분기 관세 부담은 △한국타이어 180억 원 △금호타이어 140억원 △넥센타이어 70억 원에 달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에서 북미 시장이 차지한 비중은 한국타이어와 넥센타이어는 24%, 금호타이어는 30% 수준이다.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는 각각 미국 테네시주와 조지아주에 타이어 생산 공장을 갖고 있지만 현지 판매의 60~70%를 동남아 공장에 수입한다. 넥센타이어는 미국 현지 공장이 없어 전량 한국 공장에서 물량을 충당하고 있다.
올 들어 천연고무를 중심으로 원재룟값이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관세 부담으로 각 사 마진이 크게 줄어든 것을 알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레이딩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초 국제 선물 시장에서 천연고무는 1㎏당 206센트에 거래됐다. 그러나 올 들어 가격이 꾸준히 하락해 지난 6월 말 168센트에 거래됐다. 통상 고무 가격으로 대표되는 원자잿값은 타이어 생산 비용의 과반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타 광주주 셧다운, 하반기 실적부터 반영… EU 규제에 고무 가격 출렁일 수도
금호타이어의 경우 미국 상무부로부터 받은 반덤핑 관세 환급금 약 400억 원 덕분에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환급금을 제외하면 금호타이어의 2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15% 가까이 감소할 전망이다.
또한 금호타이어의 광주공장 화재 영향은 3분기부터 나타날 전망이다. 광주공장은 지난 5월 화재 이후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이곳은 글로벌 생산의 20%를 담당해 왔다. 그간 재고 물량으로 대응해 가동 중단에 따른 손실이 본격화되지 않았다. 관련 손실은 재고 물량이 소진되는 오는 하반기부터 실적에 영향을 미칠 예정이다.
오는 12월에는 EU의 '산림전용방지법(EUDR)'이 시행돼 올해 하반기 국제 고무 가격이 또다시 출렁일 수 있다. EUDR은 팜유, 소고기, 커피, 코코아, 콩, 고무, 목재 등 7개 품목이 2020년 12월 이후 벌채된 토지에서 생산된 경우 해당 품목 및 가공품의 EU 역내 수입·유통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해 12월 시행될 예정이었지만, 준비 부족을 이유로 시행 직전 1년 연기됐다. 고무 산지인 태국과 말레이시아 일대 EUDR 인증 업체가 한정적이라 지난해 하반기 고무 가격이 크게 오른 원인으로 지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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