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핸들은 둥글다?…130년 고정관념 깨진다

경제

뉴스1,

2025년 7월 20일, 오전 07:07

렉서스 RZ의 요크 스티어링.(렉서스 홈페이지)


도요타의 프리미엄 브랜드 렉서스의 첫 전용 전기차 'RZ'는 2022년 1세대 출시 당시 '요크'(Yoke) 형태의 스티어링휠(핸들)을 장착해 눈길을 끌었다. 사각형 나비 모양의 요크 핸들은 테슬라가 먼저 선보였고,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는 "디자인 혁신"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약 3년이 흐른 지난 3월 렉서스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차세대 RZ를 공개하면서 '전자식 조향장치'(steer-by-wire) 시스템을 채택한 요크 핸들을 선보이며 다시 한번 관심을 모았다.

전기차 보급 확대와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로 자동차의 핸들 디자인도 차츰 변하고 있다. 과거 원형 형태의 디자인에서 벗어나 운전자 시야 개선과 실내 거주성 확보 등을 위해 새로운 모습으로 등장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는 자율주행 기술 보급으로 핸들 디자인 변경은 더 빠르고 과감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기아의 EV9 핸들.(EV9 브로셔 캡쳐)


핸들 모양, 운전자 시야 확보 계기판 정보 쉽게 보도록 변화

둥근 형태의 핸들 디자인의 역사는 100년 이상이다. 1894년 7월 파리에서 열린 세계 최초의 자동차 경주 대회에서 레버 대신 원형의 핸들을 장착했다. 원형 핸들은 정교한 운전이 가능하다는 호평을 받으며 시장에 빠르게 안착했다.

원형 디자인은 이후 아래가 평평한 형태의 D형 핸들 등으로 진화했다. 일본의 닛산 등 일부 브랜드가 운전자 승-하차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D형 핸들을 도입했고 현재도 쓰이고 있다.

기아(000270)의 플래그십 전기 SUV 'EV9'도 변형된 원형 형태의 핸들 디자인으로 눈길을 끌었다. 둥근 형태를 유지한 채 상단과 하단 림을 넓게 다듬어 운전자 시야 확보와 계기판 정보를 쉽게 볼 수 있도록 설계했다. 기아는 EV9 최초 콘셉트 공개 당시 사각 타원형의 핸들을 선보이기도 했다.

100년이 넘도록 원형 형태의 핸들 디자인이 유지되는 까닭은 운전 편의성과 완성도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콘셉트카 등을 선보일 때는 다소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나오지만, 실제 양산 단계에서는 안정적인 원형 형태를 고려한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원형 구조는 어느 방향이라도 일정한 힘을 실을 수 있어 조작이 쉽고 안정적"이라며 "사각 형태와 비교하면 회전 시 조작이 자연스럽고 실수 위험도 적다"고 설명했다.

현대모비스가 2021년 선보인 폴더블 조향 시스템.(현대모비스 제공)


핸들 필요 없는 자율주행 시대, 전자식 조향장치 확산 전망

자율주행 시대에는 요크 핸들과 같은 디자인이 보편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기존 원형 핸들이 사라지거나 축소·변형되는 추세가 빠르게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대모비스(012330)가 지난 2021년 세계 최초로 선보인 '폴더블 조향 시스템'이 좋은 사례다. 운전자 주행 모드에 따라 핸들을 마음대로 접고 펼칠 수 있는 기술이다. 자율주행 모드에서 운전대를 접으면 넓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전자식 조향장치 시스템도 함께 고도화할 것으로 보인다. 스티어 바이 와이어로 불리는 전자식 조향장치는 자동차 핸들과 바퀴 사이의 기계적 연결을 없애고 조향 신호를 전기 신호로 전달해 조향하는 첨단 시스템을 말한다.

렉서스는 차세대 RZ를 공개하면서 전자식 조향장치에 대해 중립에서 좌-우 최대 200도까지 회전할 수 있어 저속 기동성, 민첩성, 안정성 등을 제공해 운전자가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 시대 가장 큰 변화가 일어날 부분은 핸들 디자인"이라며 "핸들과 페달이 사라진 테슬라 로보택시처럼 기술, 공간, 라이프스타일 등 관점에서 계속 변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yagoojo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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