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스프부터 저당 소스까지…식품업계 '승부처' 된 소스 시장

경제

뉴스1,

2025년 7월 20일, 오전 07:20

서울 마포구 CU 홍대상상점 라면 라이브러리에 매운 라면 소스제품이 진열돼 있다.. 2025.7.3/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소스 사업이 식품 산업의 승부처로 부상하고 있다. 소비자의 입맛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이자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전략 자산으로 주목받으면서다. 라면에 들어가는 분말·액상 소스 같은 내부 부속재부터 저당·저칼로리 트렌드를 반영한 B2C 전용 소스까지 업계 전반에서 소스 카테고리 전방위 확장이 이뤄지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003230)은 소스 전문기업 지앤에프의 지분 100%를 약 600억 원에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인수가 마무리되면 삼양식품은 자사 불닭 소스 등 기존 제품 외에도 외식 및 B2B 채널을 아우르는 독립적 소스 생산 역량을 확보하게 된다.

지앤에프는 라면스프와 분말 소스 제조를 전문으로 하며, 경쟁사인 농심과 오뚜기 등에도 제품을 납품하는 업체다. 지난해 매출은 417억 원, 영업이익은 32억 원이다.

이번 인수를 통해 삼양식품은 그동안 외주에 의존해 온 라면 소스 생산을 자체화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품질 및 생산 안정성을 높이고 원가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지금까지 삼양식품은 액상·분말 소스 대부분을 OEM 방식으로 조달해 왔으며 대표 상품인 불닭볶음면 소스도 외부 업체인 에스앤디에서 공급받아 왔다.

삼양식품이 소스 내재화에 나서는 이유는 단순한 제조 효율을 넘어 브랜드의 정체성과 맛의 일관성을 확보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라면과 HMR(가정간편식) 시장에서도 소스 맛 하나로 제품의 성패가 갈릴 만큼 중요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삼양식품처럼 소스를 내재화하는 방식이 아니더라도 식품업계 전반에서 B2C(기업소비자간거래) 소스 사업 강화 움직임은 뚜렷하다.소스류가 제품 완성도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이자 재구매와 해외 수출 성과까지 직결되는 품목으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오뚜기의 경우 헬스밸런스 저칼로리 소스 시리즈를 선보였으며 동원F&B는 저당·저칼로리 콘셉트의 '비비드키친' 브랜드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대상 청정원 역시 '로우태그'(LOWTAG) 라인업을 통해 장류 제품에 저당·저칼로리 트렌드를 접목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에 맞춰 소스류 수출 규모도 매년 확대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소스류 수출액은 3억9976만 달러로 전년 대비 3.6%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2016년 1억8961만 달러에 불과했던 수출액은 8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소스는 단순한 부속 재료가 아니라 소비자가 브랜드를 기억하고 반복 구매하게 만드는 핵심 요소"라며 "특히 건강과 다이어트를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많은 식품기업들이 저당 소스 시장에 전략적으로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jiyoun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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