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U, 한강버스 선착장 라면 라이브러리(BGF리테일 제공)
K드라마 열풍과 함께 '한강 라면'이 새로운 한류 콘텐츠로 주목받는 가운데, 국내 라면 업계가 한강을 무대로 한 마케팅에 본격 나서고 있다. 서울 시민의 휴식 공간이었던 한강을 K-푸드 체험의 성지로 바꾸고 있는 것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004370)은 서울 한강버스 여의도·잠실 선착장에 K라면 체험매장 '너구리의 라면가게'를 조성했다. 오는 9월 정식 운항을 앞둔한강버스는 마곡부터 잠실까지 총 7개 선착장을 오가는 수상 대중교통으로, 현재는 시범운영 중이다.
방문객들은 한강버스 선착장 CU 편의점에서 라면을 구입한 뒤 2층 너구리의 라면가게에서 즉석조리기를 이용해 직접 끓여 먹을 수 있다. 내부는 지난 3월 출간된 동화책 '너구리 라면가게'를 테마로 꾸며졌으며, 너구리 캐릭터 포토존과 대형 컵라면 모양 테이블, 농심 라면 상징 연출물 등이 설치됐다.

농심 한강버스 선착장 너구리의 라면가게(농심 제공)
BGF리테일(282330)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한강버스 선착장 7곳에 업계 유일한 라면 특화점 '라면 라이브러리'를 오픈했다. 지난달 31일 여의도, 잠실 선착장을 시작으로 6월 중 5개 점포를 추가로 열었다. 초대형 라면 진열장과 컵라면 모형 시식대, 라면 즉석조리기 등을 설치한 체험형 특화 편의점이다.
앞선 여의도·잠실의 농심 외에도 뚝섬과 압구정 선착장에는 오뚜기(007310), 망원 선착장에는 삼양식품(003230)의 컵라면 모양 시식대와 각 사 콘셉트가 반영된 조형물과 포토존을 설치했다. 기존 라면 특화점 중 외국인 관광객 방문율이 높은 홍대상상점, 명동역점에서 컵라면 시식대 앞 인증샷 열풍에서 착안했다.
'불닭' 시리즈로 글로벌 인기를 끌고 있는 삼양식품은 선착장 외에 한강 야외 수영장에도 뛰어들었다.
지난 1일부터 8월 31일까지 뚝섬·여의도·잠원·잠실·양화·난지한강공원 등 총 6곳에서 브랜드 팝업존을 설치하고, 삼양라면, 탱글, 맵탱 등을 소개한다. 또 컬러풀하고 여름 분위기의 포토존도 마련했다.
극성수기인 25일부터 8월 17일에는 '스텝퍼 펀치', '순간 타임 맞추기', '에어볼 잡기' 등 다양한 체험형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방문객에게는 비치타올, 방수돗자리, 메시백, 지비츠, 컵·캔 슬리브 등 수영장에서 유용한 경품이 제공된다.

서울 잠원 한강공원 수영장. 물놀이 후 시민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드럼통 스탠딩 테이블과 선베드, 파라솔이 마련돼 있다.(삼양식품 제공)
한강은 이미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K-컬처 체험의 대표 장소로 자리 잡았다. 넷플릭스 드라마 등에서 한강에서 라면을 먹는 장면이 등장하면서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 사이에 '한강 라면 먹기'가 필수 코스로 여겨지고 있다.
한강공원 수영장의 인기도 날로 증가세다. 지난해 한강공원 수영장을 찾은 이용객은 31만명으로, 전년 대비 45% 증가했다. 올해도 지속되는 러닝 인기와 맞물려 한강 수영장까지 함께 이용하는 MZ세대들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한강이 단순한 휴식 공간을 넘어 K-푸드를 체험할 수 있는 문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특히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한강 라면은 K드라마 속 장면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상징적 콘텐츠가 되면서, 기업들의 한강 마케팅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h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