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1위 항공사의 자신감…서울 도심에 '트래블 스토어' 개관

경제

뉴스1,

2025년 7월 20일, 오전 08:10

에미레이트항공 트래블 스토어© News1 윤슬빈 기자

서울 종로, 빌딩숲 한가운데에 중동 1위 항공사가 자리를 잡았다.에미레이트항공이 국내에 처음으로 '트래블 스토어'를 연 것이다.

항공권 상담부터 퍼스트클래스 체험, 여행 컨설팅까지 제공하는 새로운 형태의 공간이다. 외항사는 물론, 국내 항공사도 시도하지 않았던 '도심 속 항공 서비스 센터'가 서울에 생겼다.

지난 7일 개관 당일 찾은 매장은 북적였다. 나빌 술탄 수석부사장을 비롯한 에미레이트 고위 임원들이 참석한 개관식에는 초청 고객과 업계 관계자들로 붐볐다.

이후 다시 찾은 매장은 전혀 다른 분위기였다. 조용하고 품위 있는 분위기 속, 몇몇 고객이 좌석에 앉아보고, 컨설턴트와 여행 일정을 상담하고 있었다.

에미레이트항공 트래블 스토어© News1 윤슬빈 기자

국내 항공사도 못한 시내 항공 서비스
에미레이트항공의 트래블 스토어는 항공편 예약·발권은 물론, 프리미엄 이코노미 업그레이드, 좌석 지정 등이 가능하다. 그렇다고 단순한 예약·발권 창구로만 볼 것은 아니다. 항공 수속 전반에 걸친 컨설팅 공간이자, 비행 전 고객 접점을 늘리기 위한 전략적 거점이라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이곳에서는 특별 기내식, 두바이 공항 내 '미트 앤드 어시스트' 서비스 안내 등도 가능하다.

맞춤형 여행 컨설팅 기능을 강화해 장거리 복합 여정을 계획하는 여행객에게는 유용한 상담 창구가 된다. 무엇보다 디지털로는 전달하기 어려운 세부 경험을 직접 설명하는 서비스를 선보인다.

대한항공 등 국내 항공사뿐 아니라 외항사들조차 시도하지 않았던 전례 없는 매장 형태다.

나빌 술탄 수석부사장은 "다른 항공사들이 디지털 전환에 집중하는 시점에서, 여행객객과 물리적으로 만나는 접점을 유지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중요하다"며 "에미레이트의 프리미엄 서비스를 설명하는 데는 대면 컨설팅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에미레이트항공 트래블 스토어에 마련한 퍼스트클래스 프라이빗 스위트© News1 윤슬빈 기자
퍼스트클래스 프라이빗 스위트 좌석 내부© News1 윤슬빈 기자

"앉아보고, 만져보고, 느껴보세요"…퍼스트클래스의 모든 것
트래블 스토어의 백미는 '퍼스트클래스 프라이빗 스위트' 체험존이다.

에미레이트항공의 최상위 좌석을 실제 크기로 전시해 방문객은 항공기 탑승 전에도 좌석 기능과 서비스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좌석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프라이버시문'을 닫는 순간, 외부 시선이 완전히 차단된 1인 전용 독립 공간이 만들어진다. 이 밀폐형 구조 덕분에 개인 생활이 철저히 보장한다.

좌석은 벤츠 S-클래스에서 영감을 받은 천연 소프트 가죽 소재로 마감했고 버튼 하나로 완전 평면 베드나 제로 그래비티(무중력) 각도까지 조절할 수 있다.

퍼스트클래스 프라이빗 스위트 미니바© News1 윤슬빈 기자

옆 손잡이를 열면 미니바가 모습을 드러내는데 이 안에는 생수·탄산수·견과류가 담겨 있어 바로 꺼내 마실 수 있다.

개별 조명과 온도 조절, 조명 내장 화장거울과 수납공간, 옷장이 있고 내측 좌석에서도 외부 풍경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가상창문(Virtual Window)까지 갖췄다.

32인치 대형 스크린은 하이엔드 오디오 브랜드 바워스앤윌킨스(Bowers & Wilkins) 헤드폰과 연결되며 기내 엔터테인먼트 경험도 압도적이다.

여기에 바이레도(Byredo)와 협업한 카모마일 기반 웰니스 어메니티(세면용품)도 비치했다.

나빌 술탄 에미레이트항공 부사장(왼쪽에서 세번째), 장준모 에미레이트항공 한국지사장(다섯번째)(에미레이트항공 제공)

서울 종로 매장은 에미레이트항공이 전 세계에서 17번째로 연 트래블 스토어이자, 한국에서는 최초다.

앞서, 에미레이트는 두바이, 런던, 싱가포르 등 전략 거점 도시를 중심으로 이 스토어를 확장 중이며 향후 40개 도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최대 2억 7000만 달러(3759억 4800만 원) 규모의 투자가 예정돼 있다.

참고로 홍콩 트래블 스토어는 체크인 로봇 '사라'(Sara)와 짐 보관 서비스, 쇼핑존, 라운지까지 갖춘 1,500㎡ 규모의 복합 공간이지만, 서울 매장은 쇼핑공간을 제외하고 에미레이트 브랜드 경험에 집중한 '집약형 고객 접점'에 가깝다.

아울러 개관식 자리에서 술탄 부사장은 이번 트래블스토어 개관과 항공기 개보수 등 '항공 서비스의 공간화'에 대한 포부도 밝혔다.

먼저, 에미레이트는 보잉·에어버스의 신기종 도입이 지연되자, 기존 777-300ER 기종을 전면 개보수하고 있다. 비즈니스클래스 좌석 구성도 '2-3-2'에서'1-2-1'로 변경, 개인 미니바와 더 넓은 좌석 간격 등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나빌 술탄 에미레이트항공 부사장은 "에미레이트는 단순히 비행기만 운항하는 회사가 아니다"며 "여행객의 여행 전 과정에 관여하고 그 경험을 고급스럽게 설계하는 항공사"라고 자신했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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