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 폭탄에 車 수출 우하향…"시장 다각화로는 역부족"

경제

이데일리,

2025년 7월 20일, 오후 07:05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우리나라 완성차 업계가 미국발(發) 관세 충격을 극복하기 위해 유럽·아시아 등으로 수출 시장을 다각화하고 친환경 자동차 판매량을 늘리고 있지만, 올 하반기 시장 전망은 밝지 않다. 글로벌 완성차 수출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과의 통상 교섭 협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시장 다각화나 친환경차 판매 확대로는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는 주장이다.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20일 한국무역협회 ‘2025년 하반기 무역환경 및 수출입 전망’에 따르면 올 하반기 수출액은 총 3355억 달러로 전년 대비 3.8%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로써 올 연간 수출은 전년 대비 2.2% 감소한 6685억 달러로 추정됐다.

전보희 한국무역협회 연구위원은 “미국의 국가별 상호관세 협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미국의 보편관세(10%)와 품목별 관세(자동차 25%)가 미국 수입시장의 ‘뉴 노멀(New Normal)’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하반기 수출은 자동차, 자동차부품, 철강 등 대부분의 주력 품목에서 미국발 관세 영향이 가시화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주요 수출품목 가운데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완성차가 대미 관세의 직격탄을 맞으며 수출이 감소한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자동차산업 수출의 생산유발액은 2365억 달러를 기록해 3년 연속 주요 수출품목 가운데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미국이 수입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 조치를 유지하면서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지난달 16%가량 감소한 26억9000만 달러를 기록해 4개월 연속 하락 추세를 보였다. 올 6월까지 상반기 누적 수출액도 158억6700만 달러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16.5% 낮은 수준이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우리나라 완성차 업계는 미국을 제외한 다른 시장으로의 완성차 수출을 늘렸다. 그 결과 대EU 수출액(7억6500만 달러)이 전년 대비 32.6%, 기타 유럽(6억100만 달러) 52.3%, 아시아(6억2400만 달러) 35.6% 등 타 지역의 수출 증가세가 나타났다.

유럽 지역 수출이 늘면서 친환경차 수출도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달 전기차(수소차 포함) 수출액은 전년 대비 11.2% 증가한 7억8000만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1월 이후 16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친환경차 수출량은 7만6000대로 5월(7만5000대)보다 1000대 늘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완성차 수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 시장으로의 수출 감소가 이어진다면 시장다각화로는 경제 악영향을 피해갈 수 없는 것이라 예상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올해 말까지 (대미 관세 부과가) 진행되면 기업 손실 누적을 피할 수 없는데, 수출 경제를 이끄는 자동차 산업 생태계가 무너지게 되면 우리 경제에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라면서 “우리 정부가 대미 협상을 통해 유의미한 성과를 내는 방법밖엔 없다”고 말했다.

미국은 현재 관세 예외를 최소화할 것이라면서 강경한 입장을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한국과 무역 협상에 참여했던 마이클 비먼 전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보 역시 17일(현지시간) 한미경제연구소(KEI) 팟캐스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성공적인 합의라고 볼만한 합의를 하면 (한국의) 관세가 15∼18% 정도가 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한국이 자동차, 철강과 다른 (품목별) 관세는 일부 조건을 완화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설사 낮춘다 해도 여전히 높은 관세율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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