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없는 韓 제조업, 10년 후면 거의 퇴출 당한다"

경제

이데일리,

2025년 7월 20일, 오후 03:55

[경주=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인공지능(AI)으로 다시 제조업을 일으키지 못하면, 불행하게도 10년 후 한국 제조업은 거의 퇴출 당할 것입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이 한국 산업계를 향해 섬뜩한 경고를 했다. 지난 17일 경북 경주시 힐튼호텔에서 열린 대한상의 하계포럼 간담회에서다. 그는 “지금껏 잘했으니 앞으로도 잘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근거 없는 낙관론들이 너무 많다”고 꼬집었다. 최 회장이 이끄는 SK그룹 역시 중국 등과 경쟁하는 제조업을 대거 영위하고 있다는 점에서 현실성이 더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이 지난 17일 경북 경주시 힐튼호텔에서 열린 대한상의 하계포럼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한상의)


최 회장은 대표적으로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석유화학을 거론했다. 그는 “석유화학은 이제 중동, 인도, 중국의 경쟁 상대조차 되지 않고 있다”며 “(한국의) 거의 모든 회사들이 적자투성이로 내려가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도체 역시 중국이 거의 턱밑까지 쫓아 왔다는 게 최 회장의 진단이다. 여전히 수년 정도 기술 격차가 있다는 학계 진단보다 더 절박한 언급으로 읽힌다.

최 회장이 제시한 해법은 AI였다. 그는 “희망은 AI에 걸 수밖에 없다”며 “AI마저도 중국이 적용하는 속도가 우리보다 빠르지만, 아직은 초기 시장이니 한국도 빨리 따라잡아서 경쟁해야 한다”고 했다. 제조AI처럼 제조업에 AI를 접목하는 등의 전략을 통해 생산성과 제품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아울러 일본과 협력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한일 경제 공동체가) 유럽연합(EU) 같은 공동체를 할 수 있다면 좋은 옵션이 될 것”이라고 했다.

오는 10월 경북 경주시에서 개막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역시 요즘 최 회장의 주요 화두다. 최 회장은 APEC 정상회의와 함께 열리는 APEC CEO 서밋의 의장을 맡고 있다. 그는 “(APEC 행사를 통해 기업 등의) MOU 계약들이 많이 나왔으면 한다”며 “정부와 기업들이 더 충실한 내용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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