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닭 신드롬'에 삼양식품 상반기 질주…농심·오뚜기는 주춤

경제

뉴스1,

2025년 8월 15일, 오전 08:10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올해 상반기 K-라면 수출액이 사상 처음 1조 원을 돌파하며 'K-푸드'의 글로벌 위상을 공고히 했지만 국내 라면 3사의 성적표는 극명하게 갈렸다. '불닭 신드롬'으로 해외시장을 휩쓴 삼양식품이 호실적을 거둔 반면 농심과 오뚜기는 성장 폭이 제한됐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K-라면 전성시대를 주도한 곳은 삼양식품(003230)이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9.8% 증가한 2541억 원, 매출은 33.6% 늘어난 1조 8211억 원을 기록하며 모두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삼양식품의 호실적을 이끈 일등 공신은 해외 시장이다. 상반기 전체 매출 1조 8211억 원 중 해외 매출이 8642억 원으로, 비중이 80%에 달했다. 미국·유럽·동남아 등지에서 현지 입맛에 맞춘 변형 제품이 인기를 끌었고 '불닭'의 매운맛 콘셉트가 챌린지를 통해 확산되며 단발성 유행을 넘어 반복 구매로 이어졌다.

지역별로는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과 미국의 성장세가 지속됐고 유럽 법인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며 매출이 빠르게 늘었다. 불닭 인기는 K-라면 수출 전체에도 힘을 보탰다. 올해 상반기 국내 라면 수출액은 7억3172만 달러(약 1조184억 원)로, 사상 처음 반기 기준 1조 원을 돌파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두 달 앞당긴 기록이다.

삼양식품은 하반기부터 밀양2공장 가동으로 늘어난 생산력을 바탕으로 수출 물량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판매 국가를 넓히고, 현지 취향에 맞춘 제품 전략을 강화해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서울시내 대형마트에 진열된 '불닭볶음면'. 2024.11.15/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반면 농심(004370)과 오뚜기(007310)는 수출 확대에 나섰지만 올해 상반기 실적은 기대에 못 미쳤다. 두 회사 수출 부문을 비롯한 전체 매출은 증가했으나 원가 부담과 판촉비 증가로 수익성이 하락했다.

실제 농심의 상반기 매출은 1조 7608억 원으로 전년 대비 0.8% 늘었다. '신라면'이 안정적인 판매고를 유지했고 볶음형 신제품 '신라면 툼바'가 글로벌 시장에서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원가·물류비 상승과 북미 관세 부담으로 영업이익은 8.4% 감소했다.

오뚜기 역시 상반기 매출은 1조 8228억 원으로 4.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026억 원으로 23.9% 감소했다. 오세아니아·베트남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해외 매출 비중을 10.8%까지 높였지만 원가 부담과 판관비 상승이 발목을 잡았다.

다만 두 회사 모두 해외 시장 확대를 위한 투자는 이어가고 있다. 농심은 지난 5월 부산 녹산공장 부지에 2026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수출 전용 공장을 착공했다. 완공 시 년간 12억 개 규모의 수출 전용 생산 능력을 확보해 2030년까지 수출 비중을 60%로 늘릴 계획이다.

오뚜기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미라다 지역에 공장 설립을 추진 중이다. 진라면 등 주력 제품을 앞세워 2030년까지 해외 매출 1조 1000억 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향후 현지 생산 거점을 통해 글로벌 입지를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라면 시장이 정체되고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주요 업체들이 성장 돌파구를 해외에서 찾고 있다"며 "K-콘텐츠와 결합한 마케팅과 현지 맞춤형 제품 전략을 강화해 수출 비중을 더 키우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jiyoun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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