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대신 비트코인?…美 백악관, 디지털자산 정책 대전환

경제

이데일리,

2025년 8월 15일, 오전 09:00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미국 정부가 금과 같은 전통적 준비자산 일부를 매각해 비트코인을 추가 확보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백악관이 가상자산을 금과 동등한 전략 비축 자산으로 공식화하고,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발행을 전면 금지하는 등 디지털자산 정책 ‘하드포크’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사진=로이터 연합뉴스)
국제금융센터이 최근 공개한 ‘트럼프 행정부의 디지털자산 정책 및 시사점’ 분석에 따르면, 백악관 디지털자산 실무그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디지털 금융기술 미국 리더십 강화’ 보고서를 발표했다. 재무부, 상무부, 증권거래위원회(SEC),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통화감독청(OCC), 연방준비제도(Fed) 등 주요 부처가 공동 참여한 160여 쪽 분량의 문건이다.

보고서는 재무부·상무부 등이 “비트코인을 전략적 비축 자산으로서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하도록 권고했다. 조건은 신규 예산이나 증세 없이, 미국 납세자에게 부담 없이 추진하는 것이다. 구체적 재원 조달 방안은 언급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금 매각 등 기존 자산 비중 조정을 통한 매입 가능성이 거론된다.

미국 정부는 현재 약 20만 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보고서에는 “비트코인은 일반적으로 매도하지 않고, 국가 정책 목표를 위한 비축 자산으로 유지될 것”이라는 장기 보유 원칙이 재확인됐다.

이번 보고서는 CBDC 발행 금지를 못박았다. 행정명령 14178호와 하원 통과 ‘반(反) CBDC 감시국가법’에 따라 연준이 단독으로 디지털화폐를 발행·운영할 수 없으며, 의회의 입법이 전제돼야 한다는 점을 명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GENIUS 법’에 서명,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명확한 라이선스 체계와 준비금 요건, 투명성 강화, 소비자 보호 규정을 도입했다. 스테이블코인은 증권·상품이 아닌 별도 자산군으로 분류된다.

이어 은행 규제기관은 가상자산 산업이라는 이유로 서비스 제공을 제한할 수 없다. 자산 또는 활동의 위험을 정확히 반영하는 자본 요건을 적용하고, 은행 면허·연준 마스터 계좌 취득 절차에 명확성과 투명성을 제공해야 한다는 권고도 담겼다. 완전 분산형 지갑 소프트웨어 등은 맞춤형 규제를 적용해 혁신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불법행위 대응은 민간·공공 간 정보 공유 강화, 해외 사업자에 대한 은행비밀법 적용 범위 명확화, 불확실 영역 식별·지침 제공 등 ‘표적 수사’ 중심으로 전환된다. 합법적 활동을 위축시키는 포괄 단속은 지양한다.

과세 측면에서는 법인 대체 최저세 계산 시 디지털자산 미실현 손익 제외 여부, 스테이킹·채굴 소득 시기, 래핑·언래핑 거래 과세 여부, 소액 디지털자산 수령 시 세무 처리 등 불명확한 영역을 정리하고, 워시세일 규정 적용 및 세제 혜택 부여 가능성도 검토한다.

강봉주 국제금융센터 부전문위원은 “보고서는 디지털자산을 법적 테두리 안에서 키우고, 발행·유통 과정의 규제를 완화·철폐하며, 법인 세제 혜택을 부여하는 등 기업 친화적 기조를 분명히 한 것”이라며 “다만 불법적 활용 시도 차단 노력에도 불구, 자금세탁 방지 의무 완화가 불법 활용자 신원 파악을 어렵게 할 수 있고, 경제 전반 파급효과에 대한 실증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권 교체 이후에도 이러한 정책 방향이 유지될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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