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 조선3사(HD현대중공업·HD현대 삼호중공업 ·HD현대미포조선) 노조가 가입된 전국금속노동조합노동조합은 이달 29일까지 2주간 각 사업장을 대상으로 집중 교섭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 기간 중에 노사 교섭이 결렬될 경우 9월부터 공동 파업과 투쟁을 벌이기로 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HD현대 노조 측 관계자는 “사측이 작년부터 주주에 대한 배당을 실시하면서 정작 노동자들에게는 성과에 따른 보상과 배분을 소홀히 한 측면이 있다”며 “인력과 관련해선 정년퇴직자에 한참 못 미치는 인력채용을 하고 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처럼 조선소 노사 간 마찰이 계속되는 이유는 2021년부터 조선업 슈퍼사이클(초호황기)가 찾아오면서 일감이 쌓인 영향이 크다. 2010년대 해양플랜트 손실과 수주 절벽에 오랜 불황을 겪었던 조선소 직원들은 최근 3년간의 성과의 몫을 나누자고 주장하고, 사측은 최근 발주량 급감을 우려하며 미래의 일감을 지키자는 주의다.
실제로 최근 조선업 상황은 피크를 지났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은클락슨리서치가 올 들어 7월까지 집계한 전 세계 누계 수주량은 2326만CGT(표준선환산톤수·788척)로 전년 동기 4765만CGT(1973척) 대비 51% 감소했다. 이는 2024년 전체 발주량 7353만CGT 대비 31.6% 수준이다.
가장 큰 문제는 한미 조선업 협력에 급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이다. 국내에선 앞서 한화오션이 미 해군 함정 MRO(유지·정비·보수) 사업 3건을 수주한 데 이어 현대중공업도 지난 6일 미 해군 7함대 소속의 4만1000톤(t)급 화물 보급함 ‘USNS 앨런 셰퍼드’함의 정기 정비 사업을 수주했다. 연내 MRO 사업 추가 수주에서 더 나아가 양국 조선업 기술 협력, 미 현지 공동 선박 개발 및 조선소 건설 등이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파업 위험이 항상 도사리는 조선소’라는 이미지는 양국 협상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미 MRO 사업에서 더 나아가 미 함정 신규 건조를 위해선 양국 파트너십 기반의 협력을 가속화해야 하는데 노조 갈등이나 파업은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며 “국회에서 추진 중인 노란봉투법이 실제 실행될 경우엔 해외 투자에 상당한 제약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사진=HD현대중공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