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서울 강남 SC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5년 CU 하반기 상품 컨벤션’에 참석한 점주들이 관련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BGF리테일)
이날 행사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건 건기식 부스다. 당장 CU는 다음달부터 판매하는 건기식의 종류를 기존 11종에서 30종으로 대폭 확대된다. CU와 협력하는 국내 제약사 수도 6곳으로 늘렸다.
현장에서 만난 CU 건기식 MD는 “다음달부터 대웅제약, 유한양행 등 주요 제약사들이 추가되면서 상품 종류를 확대할 수 있었다”며 “실제 제약업계에서 편의점 건기식 판매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무작정 늘리기보다는 편의점 상황에 맞는 수준으로 상품 수 등을 조정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건기식은 오프라인 유통채널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 중이다. 각 채널별로 상품 구색이 다양해지면서 경쟁의 지표로 여겨지고 있다. 최근 무섭게 사세를 확장 중인 균일가 생활잡화점 다이소도 건기식 확대에 적극적인 만큼 편의점 업계는 더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CU는 소용량 제품 다각화, ‘1+1’ 등 편의점만의 상품 구성을 무기로 내세운다.
CU 관계자는 “담배나 에너지 음료를 파는 만큼, 흡연자 필수 영양제 5종이나 멀티비타민 등 맞춤형 건기식을 자연스럽게 연계시키고, 5000원을 넘기지 않는 소용량에 1+1 구성으로 선보여 가격적인 이점을 살렸다”며 “약국이 아닌 만큼 소비자들에게 공신력을 갖춘 제약사들과만 협력 중”이라고 밝혔다.
CU는 올 하반기 PB에도 더 힘을 준다. 기존 PB ‘헤이루’를 ‘피빅’으로 개편하면서 가치와 가격을 동시에 지향하는 전략으로 선회했다. 행사장에서 만난 진영호 BGF리테일 상품해외사업부문장(전무)은 “CU의 PB 전략은 가치에 중심을 두되, 가격 지향적인 제품들은 ‘득템’ 시리즈로 세분화해 소비자들을 흡수할 것”이라며 “타 유통채널들도 간편식 사업에 나서고 있지만, 밸류체인상 편의점이 가장 간편식에 유리한 곳이다. 장기적으로 간편식의 경쟁력을 키워 외식 수요를 흡수하겠다”고 강조했다.
실제 CU는 올 하반기 기존대비 중량을 150% 늘린 ‘압도적 초격차 간편식’ 14종을 선보일 계획이다. 김밥 갯수를 늘리거나, 중량 자체를 확대하는 식이다. 점포 활용도를 키우기 위해 후크(고리)형 제품 매대도 기존 3단에서 6단으로 확대, 기존 육가공류 식품 위주에서 냉장 베이커리, 김치까지 상품군을 확대했다.
소비자들의 편의점 접근도를 높이기 위한 시도도 전개한다. 대표적인 것이 PB ‘겟’(get) 커피 등의 배달 도입이다. 최근 대전 지역내 600여개 매장에서만 시범운영 했던 겟 커피 배달을 다음달부터 전국 7000개 매장에 도입할 예정이다. 우선은 국내 배달플랫폼 ‘배달의민족’과 협력한다. 최소주문금액이나 배달료 등 금액적인 장애물이 있지만, 초기 강력한 프로모션을 통해 일단 소비자들이 사용하게끔 하겠다는 전략이다.

CU는 9월부터 PB ‘겟’ 커피의 배달도 처음 도입한다. 사진은 하반기 상품 컨벤션 현장. (사진=BGF리테일)
편의점 업계는 올 1분기부터 분기 매출이 2013년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산업통상자원부 통계 기준)하는 등 정체기를 맞고 있다. 월간으로도 5년 만에 역성장 기조에 돌입하는 등 위기에 몰렸다. 이에 편의점 업계는 주 경쟁력인 상품 전략을 더 강화하는데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CU와 함께 편의점 ‘빅2’로 꼽히는 GS25(GS리테일(007070))도 다음달부터 매출 성장 잠재력이 높은 500여개 점포를 선정, 건강·뷰티 전용 특화 매대를 도입키로 했다. 특히 건기식의 경우 CU처럼 종근당, 동화약품 등 주요 제약사들과 협업해 1주~1개월 단위 소용량 패키지로 제공할 방침이다. 편의점을 단순 구매 장소를 넘어 고객 취향과 삶을 반영한 플랫폼으로 확장시키기 위한 전략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시장이 정체를 맞고 있지만, 내부적으로 매대나 상품 구성에 다양한 변화를 주면서 활로를 모색 중”이라며 “특히 하반기엔 건기식과 간편식을 중심으로 한 업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GS25에서 모델이 건강 카테고리 전문 매대 앞에서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GS리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