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이상 쉰다' 대기업보다 중소기업 많다?…속내는 '정반대'

경제

뉴스1,

2025년 10월 03일, 오전 08:00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2일 광주 북구청 어린이집에서 원장선생님과 담임선생님들이 마련한 추석 선물을 받고 아이들이 기뻐하고 있다.(광주 북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News1 박지현 기자


직장인들의 관심이 집중됐던 10월 10일(금) 임시 공휴일 지정이 최종 무산됐지만 직장인 5명 중 1명은 10일 이상 쉬는 것으로 확인됐다. 주목할 점은 10일 이상 쉬는 직장인 중 대기업에 다니는 사람보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사람들의 비중이 소폭이지만 높다는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대기업이 직원 복지가 좋다고 평가받는 만큼 표면적으로 봤을 때 중소기업에 다니는 사람이 더 오래 쉰다는 사실은 의외의 결과로 보인다. 다만 10일 이상 휴무의 내막을 살펴보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현실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중소기업, 10일 이상 쉬는 이유 '비용 절감'…자금 사정 더 어려워

3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의 전국 5인 이상 625개 기업(응답기업 기준) 대상 '2025년 추석 휴무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10일 이상 쉰다고 응답한 기업은 20.1%로 조사됐다.

올해 추석 연휴는 개천절, 토요일, 추석 공휴일, 대체공휴일, 한글날이 이어지면서 총 7일이지만, 금요일(10월10일)과 이어지는 주말까지 휴무 시 총 10일을 쉴 수 있다.

'10일 이상 휴무' 응답은 300인 이상 기업(18.3%)보다 오히려 300인 미만 기업(20.3%)의 비중이 높았다. 다만 쉬는 이유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현실이 여실히 드러났다.

10일 이상 휴무 300인 이상 기업은 '근로자 편의 제공'(40.0%)과 '단체협약, 취업규칙에 따른 의무적 휴무 실시'(40.0%) 응답이 가장 높았지만, 300인 미만 기업은 '연차휴가 수당 등 비용 절감 차원'(41.2%)이 가장 높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의 경우 직원들이 쉬는 이유가 회사의 비용 절감 차원인 셈이다.

아울러 전체적으로 봤을 때 중소기업 근로자 중 절반이 이번 연휴 동안 추석 외 쉬지 않는다는 결과도 나왔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중소기업 800개 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 추가 휴무 계획에 대해서는 전체 기업 절반 이상(55.6%)은 추석 공휴일 외 별도 휴무 계획이 없다고 응답했다. 평균 휴무일은 0.95일로 1일 미만인 수준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중소기업의 형편도 더 어려워진 것으로 확인됐다. 작년 추석에 비해 올 추석 자금 사정이 곤란하다는 응답이 37.9%로 원활하다는 응답(18.5%)의 약 두 배에 달했다. '작년과 다르지 않다'는 응답은 43.6%를 차지했다.

추석 상여금 계획도 중소기업의 절반 가까이가(미지급 33.0%,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16.4%)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이 귀성객들로 붐비고 있다. 2025.10.2/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직원들 사기 진작' 대기업, 전사 차원 휴무일 지정하기도

국내 주요 대기업의 경우 직원들의 사기진작 차원에서 상당수가 10월 10일에 쉬면서 10일 이상의 장기 휴식을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진(대한항공)·CJ·두산의 경우 전사 차원에서 10일을 휴무일로 지정하기도 했다. 해당 기업들은 휴무일 사이 근무일이 끼어 있는 경우 '샌드위치 데이'를 쉴 수 있게 해주는 제도를 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DL이앤씨도 10일이 창립 기념일과 맞물려 전사 휴무를 확정했고, 현대건설도 이날을 임직원 전사 휴무로 정해 사실상 집단 휴무를 결정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매월 둘째 주 금요일을 '해피 프라이데이'로 정해 쉬는 데 우연의 일치로 10일이 해당 휴무일에 해당한다.

이 밖에도 삼성전자, LG전자, HD 현대 등도 전사 차원에서 10일 휴무를 권장하거나 연차 사용을 자율에 맡겨 직원들의 충분한 휴식을 보장한다.

대기업의 경우 추석 상여금도 대부분 문제없이 지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300인 이상 기업의 68.1%가 상여금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했고, 이 중 95.7%가 정기 상여금 형식으로 직원들에게 지급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k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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