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임시공휴일 무산 이유는…내수보다 해외로 쏠린 지갑 탓

경제

뉴스1,

2025년 10월 04일, 오전 06:30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구역이 여행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올해 추석연휴 기간(10월2~12일)에 일평균 22만3000명의 여객이 인천공항을 이용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2025.10.2/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이달 10일(금) 임시공휴일 지정이 무산된 데에는 과거 임시공휴일이 소비 진작에 미친 효과가 제한적이었다는 평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내수 활성화를 목적으로 임시공휴일을 운영해 왔지만, 최근 조사에 따르면 실질적인 소비 증대 효과는 제한적이며, 해외 지출 증가와 산업 생산 차질 등 부작용이 더 컸다는 지적이다.

올해 추석 연휴는 3일(금) 개천절을 시작으로 오는 6~8일 추석, 9일(목) 한글날로 이어지면서 공식적으로 일주일간 이어진다. 10일(금)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됐다면 주말을 포함해 최대 열흘간의 '황금연휴'가 가능했다.

정부는 그동안 몇차례 소비 진작 등을 이유로 연휴 사이에 끼어 있는 평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 '샌드위치 연휴'를 만든 바 있다. 2023년에는 추석 연휴(9월 28~10월 1일)와 개천절(화) 사이인 10월 2일(월)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면서, 숙박 할인 쿠폰 60만 장을 배포하기도 했다.

하지만 임시공휴일의 소비 진작 효과나 국내 여행 장려 효과는 크지 않았다는 평가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발간한 BOK이슈노트 '고빈도 데이터를 통해 본 날씨 및 요일의 소비 영향'에 따르면 임시공휴일이 포함됐던 2023년 추석(10월 2일)과 2025년 설(1월 27일) 연휴를 다른 명절과 비교했을 때 연휴 전후 4주간 일평균 카드 사용액에 큰 차이가 없었다.

특히 지난 설에는 연휴 기간과 전후 모두 대면 서비스 관련 소비가 오히려 소폭 줄었으며, 국내 소비보다는 해외여행 수요가 더 뚜렷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월 출국자 수는 297만 3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7.3% 증가하며 월간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같은 달 국내 관광 지출은 3조 원으로 1.8% 감소했다.

국회 입법조사처도 최근 보고서에서 이 같은 현상을 지적했다. 보고서는 "공휴일이 늘어나면 국내 소비로 이어지기보다는 해외 소비로 이동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며 "소비 유도 효과가 과거에 비해 약화됐다"고 진단했다.

긴 연휴에 조업일수가 줄면서 수출 실적도 감소했다. 올해 1월 수출액은 491억 3000만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2% 줄었다. 광공업과 서비스업, 건설업을 포함한 전 산업 생산도 1년 전보다 3.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입법처는 이에 대해 "생산 감소가 전적으로 임시공휴일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조업일수 감소가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은 있다"고 분석했다.

이슬기 세종대학교 호텔관광경영학과 교수는 "해외여행 수요가 큰 상황에서 공휴일이 연달아 잡히더라도 국내 소비로 이어지기 어렵다"며 "이번 추석처럼 예외적으로 연휴가 길 경우, 국내 여행 수요조차 해외로 대체되는 경향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eohyun.sh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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