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만 쉬어도 빠듯했던 이유…매년 4.6% 올랐다

경제

이데일리,

2025년 10월 16일, 오전 10:20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최근 5년간 전기요금, 식재료·외식, 아파트 관리비 등 이른바 ‘의식주 물가’가 연평균 4.6%씩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이다. 통계와 체감 간 물가 괴리가 그만큼 컸다는 의미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16일 한국경제인협회가 김상봉 한성대 교수에게 의뢰한 최근 5년(2019~2024년) 물가 조사를 보면, 소비자물가지수 중분류 항목 중 상승률 상위 15개를 바탕으로 민생과 직결되는 의식주 항목의 물가 상승률은 연 4.6%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연 2.8%)보다 1.8%포인트 높았다.



주거 물가가 연 5.5%로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전기·가스·기타연료(7.0%), △수도·주거 관련 서비스(4.3%), △주거시설 유지·보수(4.0%) 등으로 나타났다. △식료품(5.2%) △음식서비스(4.0%) △비주류 음료(3.9%) 등으로 구성된 식생활 물가는 연 4.6% 올랐고, 의류의 경우 연 2.9% 상승했다. 한경협 관계자는 “민생과 직결된 의식주 물가의 가파른 상승으로 서민들의 체감물가 부담이 컸을 것”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의식주 물가 급등의 원인으로 국제 에너지·농식품 가격 상승, 높은 유통 비용, 인건비 부담 등 구조적인 요인을 꼽았다.

특히 주거 물가 중에서는 원료 수입 의존도가 큰 전기·가스 요금이 많이 올랐다. 코로나19와 러우 전쟁 여파로 2021~2022년 천연가스 가격이 치솟았고, 환율마저 상승했기 때문이다.

수도·주거 관련 서비스 물가는 인건비와 전기요금 인상 등으로 공동주택 관리비가 오르며 큰 폭 뛰었다. 공동주택 관리비는 2019년 1㎡당 2245원에서 지난해 2900원대를 돌파한 이후 올해 2988원으로 33.1% 증가했다. ‘국민 평형’ 전용 84㎡ 아파트 기준으로는 월 18만8580원이던 관리비가 25만992원으로 늘어난 셈이다.

식료품 물가는 농산물 유통 비용과 국제 농식품 가격 등으로 급등했다. 운송비, 인건비 등 유통비용이 소비자 가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47.5%에서 2023년 49.2%로 높아졌고, 기후변화 영향으로 세계 식량가격지수는 2021년 이후 120.0을 상회했다.

이는 음식서비스 항목에도 영향을 미쳤다. 최근 4년(2019~2023년) 외식업계 영업비용 중 가장 큰 부담은 식재료비(9.8%)로 파악됐다. 이외에 인건비(5.8%), 임차료(4.6%), 배달 수수료 등 기타(11.3%) 역시 외식값을 높였다.

옷, 장신구 등 의류 물가는 2019년 이후 5년간 연 2.9%로 꾸준하게 상승했다. △다품종 소량생산 △소비자의 브랜드 선호도 △의류업계 재고 부담 △인건비·국제운임 상승 등이 의류비를 끌어올렸다.

김 교수는 “민생 물가 안정을 위해서는 의류 제조의 디지털 혁신 지원, 수입 농식품 물가의 국내 완충장치 마련, 에너지 절감 시설 도입 등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농산물 중 개방도가 높은 곡물을 중심으로 수입가 상승분을 보전하는 물가 완충장치가 필요하다는 게 김 교수의 주장했다. 실제 2022년 당시 정부는 국제 밀 가격의 강세가 지속하자 제분업계에 수입가 상승분의 일부를 보전해 물가 안정을 유도했던 적이 있다. 아울러 온라인 도매시장 활성화를 통한 유통단계 축소가 필요하다고 김 교수는 제언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