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이 2차 정상회담을 계기로 관세협상을 타결하면서 한국산 수입차에 대한 미국 관세가 현행 25%에서 일본·유럽연합(EU)와 동등한 수준인 15%로 낮아지게 됐다. 미국이 수입차에 25% 관세를 부과한 4월 3일 이후 7개월 만이며, 한미 관세 협상 후속 협의에 나선 지 92일 만이다. 사진은 30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에 수출용 차량이 세워져 있는 모습. 2025.10.30/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올해 10월 수출이 긴 추석 연휴로 인한 조업일수 감소에도 반도체, 조선업 호조에 힘입어 역대 10월 중 최고 실적을 올렸다.
미국발 관세 영향에 대(對)미 수출은 16.2% 줄었는데, 지난달 29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를 계기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 관세 협상이 극적 타결됨에 따라 수출에 드리운 불확실성도 해소될 전망이다.
당장 11월부터는 대미 최대 수출 품목인 자동차 관세가 25%에서 15%로 낮춰져 수출 실적이 개선될 여지가 생겼다.
1일 산업통상부가 발표한 '10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595억7000만달러(3.6%↑)를 기록했다.
올해 10월에는 추석 연휴 영향으로 조업일수가 지난해 22일에서 20일로 줄었지만, 품목 측면에서는 반도체·선박, 지역별로는 중남미 시장에서의 수출 호조로 지난해 대비 늘었다.
실제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은 29억8000만달러로 전년보다 14.0% 늘면서 월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10월 수입은 1.5% 줄어든 535억2000만달러로, 수출이 수입을 상회하면서 무역수지는 60억6000만달러로 9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조업일수 축소에도 반도체, 선박 수출 증대
15대 주력 수출 품목 중 반도체, 컴퓨터, 선박, 석유 제품 등 4개 품목 수출이 증가했다.
10월 반도체 수출은 157억3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25.4% 늘었다. 8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한 반도체는 HBM·DDR5 등 고용량·고부가 메모리 수요가 지속되며 고정가격 상승세가 뒷받침됐다.
주력 수출 반도체인 메모리(DDR4·5) 제품의 초과 수요가 지속되면서 높은 국제 가격이 유지되고 있다. DDR5(16Gb) 가격은 전년 동월대비 114.8%, DDR4(8Gb)는 311.8% 올랐다.
전체 반도체 수출액 중 메모리는 69.4%, 시스템 반도체는 27.2%를 차지했다.
선박 수출은 46억9000만달러(+131.2%)로 세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며 8개월 연속 증가했다. 특히 대형 해양플랜트 수출(24억7000달러 포함)이 집중되면서 월간 실적을 끌어올렸다.
석유제품 수출은 국제제품가격이 보합세를 보이는 가운데 수출물량 증가로 38억3000만달러(+12.7%)를 기록하며 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컴퓨터 수출은 고성능 AI 서버·게임용 PC 수요로 9억8000만달러(+1.7%)를 기록하며 3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했다.
반면 자동차 수출은 미국 관세 부담과 조업일수 축소 영향으로 55억5000만달러(-10.5%)로 감소 전환했다. 중고차는 105.7%, 하이브리드차는 7.8% 늘었지만, 순수전기차(-7.3%), 내연기관차(-18.5%)는 감소했다.
이외에도 이차전지(-14.0%), 철강(-21.5%), 일반기계(-16.1%), 무선통신기기(-10.9%), 석유화학(-22.0%) 등도 부진했다.
중남미·CIS 시장 호조…주력 美·中 시장은 감소
10월 기준으로 9대 주요 수출 지역 중 중남미(+99.0%)와 CIS(+34.4%) 두 지역만 수출 증가를 기록했다. 중남미는 해양플랜트 수출 호조로 47억 1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전 기간 기준 최대 실적을 경신했고, CIS는 자동차 등 주력 품목이 호조를 보이며 8개월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최대 수출 대상국인 중국은 115억5000만달러로 석유화학, 무선통신기기 등 주요품목 수출 부진으로 전년 대비 5.1% 감소했으나, 2개월 연속 110억달러를 상회했다.
대미 수출은 87억1000만달러로 관세 대상 품목인 자동차·철강·일반기계 등을 중심으로 전년 대비 16.2% 감소했다. 다만 관세 영향이 없는 반도체 수출은 9억7000만달러로 70.8% 늘었다.
아세안 시장의 경우 94억 달러로 6.5% 줄었다. 반도체는 6.4% 늘었지만, 석유화학은 23.8%, 일반기계 24.8%, 철강 23.1% 감소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0.29/뉴스1 © News1 허경 기자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수출 전선 불확실성 해소…자동차 관세 25%→15%
대미 수출은 7월부터 전년 대비 기준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보편관세 15%, 자동차 관세 25%, 철강 관세 50% 영향으로 줄어든 해당 품목군에 대한 실적 감소를 관세 영향권에서 비껴나 있는 반도체 수출 호조로 만회하는 구도가 반복되고 있다.
특히 미국의 관세 조치 전 최대 수출 품목인 자동차의 감소는 7개월 연속 줄어들며 대미 수출 감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지난달 29일 한미 관세 협상이 극적 타결됨에 따라 미국이 한국에 부과 중인 자동차 관세도 현행 25%에서 15%로 인하된다.
한미 양국은 대미 투자 펀드 기금에 관련된 법안이 한국 국회에 제출되면, 해당 월의 1일로 관세 인허가 소급되는 합의를 했다.예를 들어 11월 15일 해당 법안이 국회에 발의되면 미국이 관세 인하 조치 발효 시점을 11월 1일로 계산하는 식이다. 정부는 법안 작업을 서둘러 이달 중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자동차 관세 '15%'는 미국 시장을 두고 경쟁하고 있는 일본·EU와 동등한 수준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앞서 미국과 무역 합의에 성공한 일본·EU가 자동차 관세 인하를 먼저 확보하면서, 완성차 업계의 미국시장 경쟁력 약화를 우려해 왔다. 하지만 이번 후속 협상 타결로 다시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면서, 대미 수출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한미 양국이 관세 협상의 세부적인 사항에 합의하면서 수출 제약 요소로 작용했던 관세의 인하 대상과 시기가 구체화하면서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라며 "정부는 한미 금융 패키지가 우리 제조업 부흥과 산업 경쟁력 발전을 가져오면서, 우리 기업에는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 수 있도록 후속 절차에 완벽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seungjun241@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