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올리브영이 ‘APEC 2025 코리아’ 기간 제공한 각 회원 정상 공식 선물. (사진=CJ올리브영)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일까지 경상북도 경주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로 K뷰티·식품·외식업계가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이번 APEC 정상회의를 통해 다시 한 번 존재감을 부각시켰기 때문이다. 예컨대 캐롤라인 레빗 미국 백악관 대변인의 ‘올리브영 쇼핑’이나, ‘치맥 회동’으로 화제를 모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깐부치킨 맛있다” 등의 인증이 대표적이다.
국내 유통업계에선 올해 APEC 정상회의 준비에 만반을 기해왔다. APEC 정상회의는 미국, 중국, 일본은 물론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국빈들이 대거 참석하는 글로벌 이벤트인 만큼 그 어느 행사보다 광고 효과가 큰 무대여서다.
뷰티업계에선 CJ올리브영이 단연 화제를 모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방한 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리브영 쇼핑 인증샷을 올렸기 때문이다. CJ올리브영은 이번 APEC 정상회의 기간 각 회원국 정상에게 제공되는 공식 선물 업체로 선정됐다. 이어 CJ올리브영은 ‘K뷰티 패키지’란 이름으로 17종의 상품을 엄선해 선물로 구성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APEC 회원 정상 선물 채택은 K뷰티 산업 생태계가 글로벌 무대서 인정받은 상징적인 성과”라고 자평했다.
LG생활건강은 회원국 정상들의 배우자에게 제공되는 선물을 맡았다. 자사 브랜드 ‘더후’의 ‘환유고’(크림) 등으로 구성한 ‘국빈 세트’ 20개를 각국 정상 배우자들에게 선물했다. 선물함은 서울시 무형유산 1호 장인이 제작한 ‘국화당초문 나전칠기함’으로 마련해 품격을 높였다.
경주 황룡원에서는 APEC 기간 ‘K뷰티 파빌리온’이 운영됐는데, 아모레퍼시픽(090430) 역시 자사 브랜드 ‘헤라’의 립과 파운데이션을 이 자리에서 선보였다. AI 진단으로 피부색에 맞는 립과 파운데이션을 제작하는 이벤트를 열었고, LG생활건강은 ‘더후 아트 헤리티지 라운지’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역 인근 깐부치킨 매장에서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치킨 회동을 하고 있다. (사진=김태형 기자)
K푸드도 이번 APEC 정상회의로 유명세를 떨쳤다. 우선 롯데호텔앤리조트(롯데호텔)는 정상회의 오찬과 만찬, 케이터링을 제공해 눈길을 모았다. 경주나 신라를 모티브로 다양한 전통 디자인과 맛을 구현하려고 한 것이 특징이다. 디저트류에도 경주의 정체성을 살리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전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주의 대표 디저트인 황남빵도 이재명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에게 선물로 전하면서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중국 대표단에도 황남빵 200상자가 전달됐는데, 이후 경주시내 황남빵 매장엔 이를 구매하려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가장 큰 수혜를 받은 건 K치킨이다. 젠슨 황 CEO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강남 깐부치킨 매장에서 회동을 가지면서 일약 스타가 됐다. 젠슨 황 CEO는 이후에 기자들에게도 “깐부치킨 정말 맛있다”고 다시 한 번 언급해 화제를 모았다. 바나나맛우유도 화제가 됐다. 치맥회동 도중 젠슨 황 CEO가 거리의 시민들에게 빙그레 바나나맛우유를 나눠주면서다.
식품업계는 APEC 정상회의 기간 경주 국제미디어센터 인근에 ‘K푸드 스테이션’을 운영하며 해외 관계자들에게 K식품을 적극 알렸다. SPC그룹의 ‘파리바게뜨’는 이 기간 총 3만 2000개 디저트 제품을 제공했고, 농심(004370)도 자체 부스에서 매일 약 300명이 신라면을 맛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호두과자 브랜드 부창제과도 이번 APEC 기간 CEO 서밋 등 주요 회의석상에 공식 디저트로 이름을 올렸다.
APEC 정상회의를 통해 K뷰티와 K푸드는 향후에도 큰 후광효과를 누릴 수 있을 전망이다. 당장 깐부치킨만하더라도 브랜드 가치가 껑충 뛰었다. 뷰티업계에서도 ‘APEC 국빈세트’ 등이 한동안 마케팅 요소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대형 국가 이벤트에서 활약한 만큼 K뷰티와 푸드의 위상이 한층 올라갔다는 평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K콘텐츠의 인기로 K뷰티·푸드 인기가 많지만, 그럼에도 국가 이벤트에서 메인을 차지했다는 건 그만큼 상징성이 크다는 의미”라며 “뷰티·푸드의 글로벌 존재감이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