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이 새로를 앞세워 소주시장 확대에 집중했다. (사진=롯데칠성)
롯데칠성의 3분기 전략은 선택과 집중의 완벽한 성공 사례였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005300)음료는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9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6% 증가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수익성 중심 전략이 가능했던 것은 새로라는 확실한 킬러 콘텐츠 덕분이었다. 롯데칠성은 새로(누적 7억 병 돌파)의 압도적인 흥행을 발판 삼아, 광고판촉비 등 비용 집행을 효율화하는 전략을 택했다.
새로는 기존 과당을 사용하지 않은 제로 슈거 소주로 헬시 플레저 트렌드를 선점했다. 여기에 연예인 모델 대신 새로구미라는 캐릭터를 활용한 스토리텔링 마케팅과, 4만명 이상이 방문한 체험형 팝업스토어 새로도원 운영 등 차별화된 전략이 적중했다.
그 결과 3분기 주류 부문 매출은 5.3%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무려 42.7%나 폭증하며 알짜 장사에 성공했다. 새로가 확실한 수익을 담보하는 상황에서, 무리한 외형 확장 대신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한 것이다.
하이트진로가 시장 점유율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켈리 후레쉬 홉 에디션. (사진=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는 시장 점유율 확대에 집중하면서 실적이 악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이트진로(000080)는 소주 시장에서는 롯데 새로의 공세를 방어해야 했고, 동시에 맥주 시장에서는 켈리를 앞세워 1위 카스(OB맥주)를 추격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KB증권이 내놓은 3분기 실적 전망치를 보면, 하이트진로의 3분기 전체 영업이익은 62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액은 6782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1.1% 소폭 줄었다.
영업익 급감의 주요 원인은 맥주 시장을 지키기 위한 출혈 때문으로 분석된다. 부문별로 보면 맥주 부문 매출은 6.7%, 영업이익은 30.3% 급감할 것으로 예상됐다. 류은애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컨센서스 하회를 전망하는 주된 요인은 업황 둔화와 마케팅비 증가에 따른 맥주 실적 부진”이라고 설명했다. 설상가상으로 소주부문 역시 새로의 공세에 맞서느라 매출은 전년동기수준이지만, 영업이익은 11.8%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두 회사의 전략적 차이는 연말 최대 성수기인 4분기에도 극명하게 이어질 전망이다. 롯데칠성은 이미 소주 성수기인 4분기에 새로구미의 세계관을 확장한 신규 콘텐츠와 차별화된 프로모션을 예고했다. 3분기에 재미를 본 수익성 중심의 선택과 집중 전략을 4분기에도 밀어붙여 이익을 극대화하겠다는 계산이다.
반면 하이트진로는 4분기에도 마케팅 비용 지출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는 켈리 출시 이후 지속된 마케팅 비용 증가가 2026년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회식 문화 축소 등으로 알콜 소비량 감소 추세가 회복되지 못하고 있고 소주보다도 맥주 시장 침체가 두드러지고 있다”며 “하이트진로는 하반기 마케팅 비용을 확대해 매출 회복을 시도할 계획으로 이에 따른 성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