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영화관 모습. 2025.8.8/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상반기 깊은 침체에 빠졌던 국내 영화관 업계가 최근 다수 흥행작이 등장하며 실적이 반등했다. 업계는 오는 12월 올해 최대 기대작인 '아바타3'가 개봉하면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 영화관 실적에 내년까지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9일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7~9월) 국내 박스오피스 관람객 수는 3270만 명으로 전년 동기(3392만 명)보다 소폭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10월 관객 수는 983만 명으로 전년 동월(628만 명)보다 56% 늘어나는 등 올해 성적이 더 좋다.
이는 참패 수준이었던 상반기와 비교해 크게 개선된 수치다. 올해 상반기 국내 전체 관객 수는 4250만 명으로, 전년 동기(6293만 명) 대비 3분의 2 수준으로 줄었다. 이 때문에 2005년 이후 처음으로 연간 총관객 수가 1억 명을 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3분기 들어 관객 수가 반등한 건 '좀비딸', '귀멸의 칼날', 'F1 더 무비', '쥬라기 월드' 등 흥행작이 등장한 데다 정부의 영화관 할인쿠폰 지급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10월에도 '보스', '체인소 맨', '어쩔수가없다' 등 흥행작이 나오면서 관객몰이를 하는 중이다.
이에 따라 영화관 업계 실적도 반등했다. 메가박스는 1분기 103억 원, 2분기 85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3분기에는 19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했다. CGV도 3분기 국내 영화관 사업에서 56억 원의 적자를 냈지만 2분기(-173억 원)에 비하면 크게 줄였다. 롯데시네마를 운영하는 롯데컬처웍스도 1분기 104억 원, 2분기 62억 원의 적자에서 3분기 82억 원의 흑자로 돌아섰다.
실적 반등에는 관객 수 증가뿐만 아니라 영화관 업계의 '허리띠 졸라매기' 노력도 있었다. CGV의 경우 지난 2월·9월 두 차례에 걸친 희망퇴직을 단행했고, 올해 들어서만 12개 점포를 폐점했다. 수년째 적자가 지속된 미국 영화관 사업도 진출 15년 만에 철수했다.
서울의 한 영화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예매한 영화 티켓을 출력하고 있다. 2025.9.8/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4분기에는 올해 첫 '1000만' 흥행작이 생길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지난해의 경우 '파묘', '범죄도시4' 등이 1000만 명 이상 관객을 동원하며 영화관 실적을 견인했지만, 올해는 최고 흥행작인 '좀비딸'·'F1 더 무비'·'귀멸의 칼날' 등이 모두 500만 명 수준이다.
업계는 '1000만 흥행작'이 될 수 있는 후보로 올해 최대 기대작인 '아바타3'를 꼽고 있다. '아바타'는 현재 전 세계 박스오피스 1위 기록을 보유한 영화로, 2009년 개봉한 '아바타1(1333만 명)'과 2022년 개봉한 '아바타2(1082만 명)' 모두 1000만 명 이상 관객을 동원했다.
오는 12월 '아바타3'가 개봉하면 최근 반등하고 있는 영화관 업계의 실적도 내년까지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여기에 오는 19일 개봉 예정인 '위키드: 포 굿'과 26일 개봉 예정인 '주토피아2'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최근 '홀드백' 법안이 추진되고 있는 점도 영화관 업계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홀드백이란 영화가 영화관에서 개봉된 이후 OTT·방송 등 다른 플랫폼에서 공개되기까지 일정한 유예 기간을 두는 제도다.
관객 입장에선 조금만 기다리면 개봉 영화를 넷플릭스 등 OTT에서 볼 수 있기에 굳이 영화관에 갈 필요성을 못 느끼게 됐고, 이는 관객 감소 및 영화관 업황 부진으로 이어졌다.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9월 홀드백 기간을 6개월로 정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바타 등 신작의 흥행 여부에 올 연말 영화관 실적도 갈릴 것"이라며 "영화뿐만 아니라 영화 굿즈·프로모션 상품 판매 등 부업에도 매달려야 올해 이어온 부진을 최대한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themoon@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