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년 새 매물로 나온 국내 식품·외식기업이다. 사겠다고 나서는 곳은 있지만 기업가치에 대한 눈높이가 달라 거래에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K푸드에 대한 인기가 무색하게 M&A 시장에서는 딜 지연이 잇따르는 상황이다. 내수경기 둔화와 원가 상승, 산업구조 변화가 겹쳐지면서 관망 기조가 짙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냉동 HMR 제조사 엄지식품은 코스트코에 이어 미국 샘스클럽 50여개 점포와 납품 계약을 확보하며 매각 절차에 들어갔다. 시장 추정가는 2000억 원대 중반으로, 북미 공급망이 실제 매출로 이어질 가능성이 주목된다. 조미김 제조사 성경식품은 삼천리그룹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실사를 진행 중이며, 국내 1위권 김 제조사로 꼽히는 광천김도 경영권 매각과 투자 유치를 병행하며 원매자와 접촉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수출 비중과 생산 체계를 확보해 공급망 경쟁력 측면에서 점수를 얻는다는 평가다.
프랜차이즈 부문에서도 손바뀜이 이어지고 있다. 노랑통닭은 가격에 대한 입장 차이로 한 차례 협상이 무산됐지만 재추진을 검토 중이다. 브랜드 인지도와 단기간 점포 확장력이 장점이지만 내수 편중 구조와 규제 부담은 밸류를 제약하는 변수로 꼽힌다. 미국·동남아에서 사업을 펼쳐 온 본촌은 해외 운영 경험이 강점이다. 국내보다 해외 자본과 접촉이 더 활발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글로벌 확장성이 딜의 변별력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평가다.
K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지금이 매각 적기로 꼽히지만 실제 거래로 이어지지는 않는 분위기다. 거래 지연의 배경에는 내수 둔화, 원가 변동성 확대, 가족경영 중심의 의사결정 지연 등이 복합적으로 자리한다. 원재료와 물류비, 환율 변동이 수익 예측을 어렵게 만들고, 점포 확장세도 주춤해 기업가치 산정이 보수적으로 이뤄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정위에 따르면 외식업 가맹 브랜드 수는 지난해 처음으로 감소했다. 아태 지역이 산업재·전략자산 중심의 대형 딜로 거래가치를 유지하고 있는 것과 달리, 국내는 내수 기반 업체가 많아 재무 지표만으로 성장성을 설명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식품·외식 업종은 내수 중심으로는 성장 한계가 분명해 해외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회사가 시장에서 프리미엄을 받을 것”이라며 “딜이 느린 이유는 불확실성 때문이지만, 반대로 말하면 확실한 데이터를 가진 곳은 경쟁력을 더 크게 인정받는 구도”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