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복수의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LG화학과 GS칼텍스는 최근 컨설팅 업체를 선정하고 설비 통폐합·공정 최적화에 따른 비용 절감, 원가 구조 개선, 생산효율 향상 등 ‘통합 시너지 산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그동안 표면적으로는 LG화학의 제안 이후 후속 논의가 진전되지 않는다는 관측도 있었으나, 실제로는 물밑에서 양사의 통합 시나리오 분석이 활발히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 전남 여수 나프타분해시설(NCC) 전경.(사진=LG화학)
여수 산단은 정부가 추진하는 국내 석화사업 재편 지역 중에서 가장 난이도가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LG화학, 롯데케미칼, 여천NCC, GS칼텍스 등 대형 NCC 사업자들이 즐비해 각 사간 이해관계를 조율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LG화학과 GS칼텍스 공장은 여수 산단 내 상당히 인접한 곳에 위치한 데다, 이미 원재료 공급 측면에서 양사가 협력하고 있어 통합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화학산업협회에 따르면 LG화학은 여수에서만 연간 208만톤(t)의 에틸렌을 뽑아내며, GS칼텍스의 생산량은 90만t 수준이다. 무엇보다 양사의 설비 통합은 정유사와 정통 석화 기업 간 수직계열화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현재 여수에서는 롯데케미칼과 여천NCC 간 통합 논의도 이뤄지고 있으나, 두 업체 모두 석화 기업이라 양사 통합 시너지에 의구심을 나타내는 시각도 있다.
또다른 석화 산단인인 울산에서도 석화 3사(SK지오센트릭·대한유화·에쓰오일) 간 논의에 불이 붙고 있다. 울산 석화 3사는 사업재편을 위해 협약을 체결한 뒤 컨설팅사 선정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최근 외부 컨설팅사를 확정하고 본격적인 재편 시너지 분석에 돌입했다. 업계에서는 에쓰오일이 정부가 제시한 최대 370만t NCC 설비 감축에 목표에 따라 생산량을 조절할지 여부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에쓰오일은 이르면 내년 하반기 대규모 석화 설비(샤힌 프로젝트)를 상업 가동할 예정이다. 다만 에쓰오일은 아직 생산량을 조절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석화 산단 중에서는 대산에서 가장 먼저 구체적인 결과물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은 대산 석화산단 내 NCC 공장을 합치는 사업재편안을 곧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이번 주 양사가 이사회를 열고 재편안을 의결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양사는 재편안 초안을 정부에 제출했으며, 후속 절차를 관계부처와 논의하는 중이다.
앞서 정부와 석화업계는 지난 8월 공급과잉에 처한 NCC 용량 1470만t의 18~25%(270만~370만t)를 감축하기로 했다. 각 기업이 연말까지 사업 재편안을 들고 오면 이에 맞는 지원을 해주는 ‘선(先) 자구 노력, 후(後) 정부 지원’의 방침을 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