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대출에 세계 3위 속도로 쌓인 가계빚, 소비 매년 0.4%p 깎았다

경제

뉴스1,

2025년 11월 30일, 오후 12:00

서울 시내 한 은행 대출 창구. 2025.11.24/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최근 10년간 우리나라 GDP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부동산 관련 대출을 중심으로 세계에서 세 번째로 빠르게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GDP대비 민간소비 비중은 1.3%포인트(p)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부채 누증으로 인한 원리금 부담이 소비를 매년 0.40~0.44%p씩 깎아내리며 성장잠재력을 제약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 구조분석팀 소속 김찬우 차장, 주욱 과장, 박동현·유성현 조사역은 28일 발표한 '부동산발 가계부채 누증이 소비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우리나라 GDP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3.8%p 뛰며 중국·홍콩에 이어 세 번째로 빠르게 증가했다. 반면 GDP대비 민간소비 비중은 1.3%p만큼 감소했다.

연구팀 분석 결과, 과도하게 누적된 가계신용은 2013년부터 매년 0.40~0.44%씩 민간소비를 끌어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계부채가 2012년 수준으로 관리됐다면 올해 민간소비는 실제보다 4.9~5.4% 더 높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 차장은 "과거 누적된 가계부채 원리금 상환 부담이 최근 우리나라 소비의 일시적이 아니라 구조적인 부담을 주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인구구조 변화(0.8%p)와 가계부채 누증(약 0.4%p)이 지난 10년 민간소비 성장률 구조적 둔화폭(1.6%p)을 대부분 설명한다고도 밝혔다.

구조적 소비 둔화 요인으로는 △원리금 부담 급증 △낮은 부의 효과 △대출 유동성의 비(非)실물 거래 편중 등이 꼽혔다.

실제로 한국의 DSR(원리금상환비율)은 최근 10년간 1.6%p 상승해 노르웨이에 이어 두 번째로 빠르게 증가했다.

이는 금리보다 부채 규모 증가가 만든 현상으로, 장기 주택담보대출 비중을 고려할 때 상환 부담은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대출한도 축소로 리파이낸싱(대출 갈아타기) 예정 가구의 소비가 원금 상환 압박으로 더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또한 한국의 주택가격이 소비에 미치는 부의 효과는 0.02%로, 주요국(0.03~0.23%)보다 낮았다. 주택자산을 유동화할 금융상품이 부족하고, 주택 가격 상승이 상위 주택 매수나 자녀 주거비 부담 완화 기대 등으로 이어지며 곧바로 소비 확대로 연결되지 않는 구조적 특성 때문이다.

대출 유동성도 비실물 거래에 쏠려 있었다. 가계대출의 상당 부분이 기존 주택 매매나 비주택 부동산(상가·오피스텔 등) 투자에 집중되면서 실물 소비와의 연관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주택 부동산의 공실률 상승은 대출 투자 가구의 현금흐름을 악화시켜 소비 여력을 오히려 줄였다.

연구진은 "가계부채 문제는 심근경색처럼 갑작스러운 위기를 유발하기보다 동맥경화처럼 소비를 서서히 위축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최근 정책당국 공조로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하락세로 전환된 만큼, "장기적인 일관 대응이 지속될 경우 소비 제약도 점진적으로 완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thisriv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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