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에 한국 '달러 GDP' 올해 0.9% 역성장

경제

이데일리,

2025년 11월 30일, 오후 06:55

지난 11월 28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5.7원 오른 1470.6원에 장을 마쳤다.(사진=연합뉴스)
[세종=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올해 연평균 원·달러 환율이 외환 위기 당시보다 높은 수준으로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며 국제비교 잣대인 달러 환산 국내총생산(GDP)도 1% 가까이 뒷걸음질칠 전망이다. 실질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에도 못 미치는 반면 원·달러 환율은 치솟은 결과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발표한 연례협의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올해 달러화 기준 명목 GDP는 1조 8568억 달러로 추산된다. 지난해 1조 8754억 달러보다 168억 달러(0.9%) 줄어든 규모다. 2023년의 1조 8448억 달러와 비교해도 2년간 138억 달러(0.7%) 늘어나는데 그친 셈으로, 사실상 제자리걸음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원화 기준으로는 명목 GDP가 지난해 2557조원에서 올해 2611조원으로 2.1% 늘어날 것이라는 게 IMF 분석이다. 실질 경제성장률 전망치(0.9%)에 물가 요인을 반영한 수치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 상승폭이 GDP 증가분을 압도하면서 달러 환산액은 줄어들게 된다.

주간 종가 기준으로 올해 1~11월 평균 원·달러환율은 달러당 1418원으로 지난해 연평균(1364원)보다 54원(4.0%) 높아졌다. 최근 환율이 1500원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치솟은 상황에서 12월 수치까지 반영하면 연평균 환율은 이보다 더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우리나라가 구조적인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환율이 달러GDP 규모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IMF는 우리나라의 명목 GDP가 내년 1조 9366억달러, 2027년 2조 170억 달러, 2028년 2조 997억 달러, 2029년 2조 1848억 달러 등으로 매년 4.1%씩 증가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현재 원화 약세 추세가 바뀌지 않는다면 명목 GDP 2조 달러 돌파 시점은 미뤄질 수밖에 없다. 이르면 내후년으로 예상되는 1인당 GDP 4만 달러 달성도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 후반’에서 고착화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본질적으로 한·미 기준금리 차이, 과도한 시중 유동성 등이 원화 가치를 끌어내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재정 확대 정책에 대한 기대로 약세를 보이고 있는 일본의 엔화와도 동조하는 모양새다.

수급 측면에서도 이른바 ‘서학개미’와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수출업체들의 달러 환전 유보까지 모두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IMF는 보고서에서 “환율 변동성이 중대한 경제적 위험을 가져다주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일시적으로 외환시장 유동성이 얕아지고 환율 움직임이 가팔라질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IMF는 우리나라 실질실효환율(REER)이 지난해 2.2% 절하된 데 이어 올해 8월까지 전년 대비 4.4% 추가 절하됐다고 분석했다. 실질실효환율은 한 나라의 화폐가 무역 상대국 화폐보다 실질적으로 어느 정도의 구매력을 가졌는지를 나타내는 환율로, 원화의 실질가치를 나타낸다. IMF는 여러 모형을 적용하면 우리나라 실질실효환율 갭은 마이너스(-) 5.1%에서 플러스(+) 0.3% 범위에 있다며, 중앙값인 -2.4%로 평가했다. 우리나라 경제의 펀더멘털 대비 원화가 약 2.4% 저평가돼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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