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덜 내는 저신용자…박탈감 커지는 고신용자

경제

이데일리,

2025년 11월 30일, 오후 07:01

[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이재명 정부의 ‘포용금융’ 정책 기조 하에 저신용자가 고신용자보다 더 낮은 금리를 적용받는 ‘금리 역전’ 현상이 주요 은행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대출 금리가 좀처럼 내려가지 않는 상황에 정책금융 수요를 유지하며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야권은 정부를 향해 “금리역전 실태를 파악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서울 시내에 설치된 주요 은행 ATM 기기 모습.(사진=연합뉴스)
30일 은행연합회의 10월 은행별 가계대출 금리(신규 취급 기준) 공시에 따르면 주요 은행 대다수에서 신용점수 600점 이하 저신용자의 금리가 일부 상위 구간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신한은행은 600점 이하 구간 금리가 5.48%로 751~800점 구간(5.69%)보다 낮았고 SC제일은행의 600점 이하 금리(4.91%)도 801~850점(5.44%)보다 더 낮았다.

주택담보대출(분할상환식)에서는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모두 신용점수 600점 이하의 금리가 상위구간보다 낮은 구조가 동일하게 나타났다. 특히 신한은행의 600점 이하 금리는 3.67%로 최고 구간(951~1000점·4.14%)보다 낮아 신용점수가 가장 높은 차주보다 저렴한 대출을 받는 현상이 벌어졌다.

신용대출(마이너스통장) 금리에서도 역전이 벌어졌다. NH농협은행의 신용점수 600점 이하의 대출 금리는 4.57%인데 반해 중간 구간(651~700점)은 5.95%에 달했고 우리은행도 600점 이하가 4.83%로 바로 윗단인 601~650점(6.72%)보다 훨씬 낮았다. KB국민은행의 신용점수 600점 이하 대출 금리는 4.09%로 바로 윗단인 9.09%에 비해 5%포인트 낮았다.

이 같은 왜괸된 금리는 정책·시장 요인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고신용자 대출은 총량 규제에 걸려 은행이 금리를 쉽게 내리기 어렵지만, 새희망홀씨·사잇돌 같은 정책 대출은 정부의 ‘포용금융 확대’ 요구에 따라 금리 인하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고신용자에게 좀 더 금리를 부담하게 한다면 금융의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 고신용 차주들의 박탈감이나 일부 취약 차주 중심의 도덕적 해이 확산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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