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한국경제인협회 한국경제연구원은 민주당 미래경제성장전략위원회와 한국경제학회와 공동으로 ‘한국형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위한 정책 방안’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급변하는 통상환경 속에서 한국 기업의 생존과 국내 산업 기반 강화를 위한 새로운 공급망 전략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근 한국경제학회장은 개회사에서 “현재 우리 경제가 직면한 공급망 재편 과제는 단순한 통상 이슈를 넘어 우리 산업 구조의 혁신과 경쟁력에 직결되는 문제”라며 “오늘 세미나에서의 논의가 이 문제에 대한 해법을 모색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정철 한경연 원장은 “지정학적 리스크를 고려한 공급망 재설계는 우리 기업들의 생존이 걸린 문제”라며 “국내 산업 기반 강화를 통해 글로벌 공급망 내 한국의 전략적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하는 것은 국가 차원의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정철 한경연 원장(사진 왼쪽 네번째부터),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미래경제성장전략위원장, 이근 한국경제학회장을 비롯한 내빈들이 1일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한국형 글로벌 공급망(K-GVC) 재편을 위한 정책 방안’ 세미나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경협)
한국개발연구원 정성훈 공급망연구팀장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 현황과 한국의 공급망 정책 과제’를 주제로 발표하며 세계무역기구(WTO) 중심의 다자주의 시대의 종식과 양자 거래 중심의 ‘트럼프 라운드(Trump Round)’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 팀장은 “한국 무역구조는 대중 수입의존도와 대미 수출의존도가 둘 다 높아 미중 양국으로부터 이중의 경제안보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며 “대미 수출이 자동차, 반도체, 기계류 등 소수 품목에 편중되면서 우리 기업은 미국 보호무역 정책의 주요 표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행 리쇼어링 정책에 대해 “형식요건에 얽매이기보다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전략산업 기업에 대한 국내 투자 인센티브를 강화해 ‘기업의 국내화’보다는 ‘생산의 국내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통해 미중 외 교역국 다변화 노력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경연 신원규 책임연구위원은 ‘트럼프 2.0 시대 글로벌 공급망 대응전략’을 주제로 발표했다. 기업이 어디에서 가장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삼는 ‘부가가치 창출 중심(Just-in-Value, JIV)’을 전략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가치 창출의 중심이 어디에 있느냐’가 향후 기업 생존의 핵심 기준이 될 것”이라며 “트럼프 2기 이후 미국의 고관세 정책 및 미국 내 현지화 압력 강화가 국내 산업 공동화 위협으로 인식될 수 있지만, 미국에 진출한 한국 제조업이 현지의 인공지능(AI) 기술·파트너십과 결합하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여지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를 전략적인 기회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신 책임연구위원은 이어 “한국의 대미 투자는 우리 기업들이 미국 내 거점을 활용해 중국, EU, 글로벌 사우스 시장 등으로 진출하는 글로벌 확장의 전략적 교두보가 될 수 있다”며 “한미 경제안보 협력의 틀 안에서 한국 기업이 창출하는 총부가가치를 세계 시장에서 극대화하는 공격적이고 통합적인 공급망 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지는 전문가 종합토론에는 박인원 고려대 명예교수(한경연 객원연구위원)이 좌장을 맡고 최창용 서울대 교수, 정무섭 동아대 교수, 김부용 인천대 교수, 구경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팀장이 참여했다.
이데일리D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