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PF 정리 '지방·미착공' 난제…업권별 온도차도 뚜렷

경제

이데일리,

2025년 12월 11일, 오후 09:42

[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금융당국이 올해 초 부실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를 정리하기 위해 사업장 정보를 통합 공개하며 매각을 진행하고 있지만, 지방이거나 착공도 못한 사업장은 매각에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특히 저축은행들은 적극적으로 물량을 털어내고 있는 반면, 증권사와 새마을금고 등 일부 업권이 매각 절차를 밟고 있는 사업장은 처리 속도가 더뎌 업권별 온도차도 뚜렷하다.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13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의 모습.
11일 각 금융관련 협회 홈페이지에 올라온 ‘PF 사업장’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매각 대상 218개 사업장 중 아직 75개는 경·공매를 개시하지 못했다. 전체 정리·재구조화 대상 사업장 중 34.4%를 차지한다. 이중 상당수는 지방 소재 사업장으로 인허가가 나지 않거나 미착공 상태다. 지방 부동산 경기 침체와 맞물려 매수 의지가 낮은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우선 자금 지원 목적의 부동산 PF 관련 금융규제완화조치를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연장한 상황이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일 “부실 PF가 상대적 저금리 상태에서 버티고 있다가 터지는 것들이 아직 많이 있다”며 “내년에도 계속 부실 PF 관련 부분은 지속해야 할 숙제”라고 말했다.

업권별 흐름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전체 정리 대상 사업장 218개 중 대리금융기관으로 등재된 업권은 증권사가 61개로 가장 많았고 새마을금고 46개, 지역농협 42개, 저축은행 22개, 상호금융(신협·수협·축협·산림조합) 15개 순으로 나타났다. 대리금융기관은 PF 사업장의 대주단을 대표하는 기관으로 통상 가장 많은 금액을 대출해준 기관이 맡는다.

지난 3월 기준 저축은행이 보유한 사업장이 121개, 새마을금고가 92개, 증권사 76개 순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저축은행의 물량이 이미 상당수 정리된 셈이다. 연초 부동산 경기 회복을 기대하며 부동산PF 매각에 소극적이었던 저축은행이 건전성 회복을 위해 매각 의지를 강화하며 보유 물량을 크게 줄인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업권 관계자는 “앞으로 수익이 날지 판단이 어려웠기 때문에 상당수 사업장을 정리했다”며 “자체 정리와 공동펀드도 모두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새마을금고는 부실 정리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디다.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자산 관리를 전담하는 새마을금고자산관리회사(MG AMCO)를 설립하며 부실 PF 정리에 속도를 내고 있으나 개별 금고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한편 금융당국은 조만간 9월말 기준 부동산PF 상황 점검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지난 6월말 기준 전체 PF 익스포저(PF대출, 토지담보대출, 채무보증 등)은 186조 6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4조 1000억원 감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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