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망하는 길”…與, 스테이블코인 난색 한은에 직격탄

경제

이데일리,

2025년 12월 15일, 오전 11:25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국회 정무위원회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신중론을 제기한 한국은행을 겨냥해 “망하는 길”이라며 혁신적인 도입을 촉구하고 나섰다. 금융위원회와 한은이 이르면 오는 22일 스테이블코인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2단계 입법(디지털자산 기본법) 정부안을 국회에 제출하기로 해 정부안을 놓고 본격적인 토론이 예상된다.

민병덕 의원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활성화와 정보보안의 과제’ 주제 토론회(주최 민병덕 의원, 주관 법무법인(유) 린과 삼정KPMG)에서 “법 통과에는 공감대가 이뤄져 곧 법이 통과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남은 쟁점은 법안 내용에) 안정과 혁신 사이에서 어떤 선을 그을지가 남아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국회 정무위원회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 모습. (사진=한국은행, 민병덕 의원실)
앞서 민주당 디지털자산태스크포스(TF)는 정부안이 제출되면 오는 22일 TF 회의에서 정부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후 민주당은 내달 관련 정부안을 담은 디지털자산 기본법을 발의하고, 이르면 내년 2월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할 방침이다.

TF에 따르면 남아 있는 쟁점은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 정책협의체 구성·운영에 관한 내용이다. 특히 한은은 금융 안정 등을 이유로 은행 지분이 51%를 넘는 컨소시엄만 발행 주체로 인정해야 한다는 ‘은행 지분 51% 룰’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금융위는 사업 구조에 따라 지분 비율이 유연하게 설계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은행 과반 지분 규정이 도입될 경우 자본력이 취약한 스타트업·핀테크 업체의 시장 진입이 봉쇄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관련해 민 의원은 15일 토론회에서 한은이 주장하는 ‘은행 지분 51% 룰’을 기득권이라고 쏘아붙였다. 민 의원은 “은행권이 먼저 해보고 안정적인 것을 확인하면 혁신기술을 가진 (빅테크·핀테크) 분들이 해보자는 방식은 (한은이 가진) 기득권에 편승해서 앞으로 나아가지 않고 (한국이) 망하는 길”이라고 비판했다.

민 의원은 “너무나 빨리 몇초만에 결제되고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스테이블코인이라는 새로운 물건이 나왔다”며 “우려가 있다고 아무리 말해도 결제 수단으로서의 (스테이블코인의) 압도적인 이점 때문에 뒤로 돌아갈 수 없다. 지금은 (난색을 표하며 막을 게 아니라) 새로운 물건, 압도적 이점을 가진 이 물건을 어떻게 안전하게 쓸지 연구할 때”라고 지적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국회에서 한은이 주장하는 ‘은행 지분 51%룰’에 대해 “기득권”이라며 공개 비판하고 나섰다. (사진=최훈길 기자)
특히 민 의원은 한은의 행보를 영국의 ‘붉은 깃발 법’(Red Flag Law) 규제에 비유하기도 했다. 붉은 깃발 법은 19세기 산업혁명 초기에 자동차가 마차보다 빠르게 달리지 못하게 하기 위해 만든 시대착오적인 규제다. 민 의원은 “영국은 마차보다 빠른 자동차가 나오면 벌금을 매기는 등 마차, 자동차 교체 시기에 영국 내 저항이 심했다”며 “그 결과 자동차는 영국에서 발명됐지만 자동차 산업이 꽃피운 곳은 미국, 독일이었다”고 꼬집었다.

민 의원은 “(이런 붉은 깃발 법으로 막으려고 했지만) 수천년간 교통수단으로 사용됐던 말이 자동차의 등장으로 10여년 만에 교통수단에서 놀이 용도로 쓰임새가 바뀌었다”며 “(이런 변화는) 교통수단으로서 자동차가 마차보다 가성비가 월등하다는 게 드러났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관련해 민 의원은 스테이블코인 등장이 자동차의 이같은 출현과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우리나라가 가장 비용을 적게 들이고 가장 선두를 달려볼 수도 있기 때문에 욕심나는 분야”라며 “대한민국이 성장해야 할 많은 분야 중에서 적은 비용으로 잘할 수 있는 분야가 디지털자산 분야”라고 말했다.

민 의원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지 않으면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국내로 들어와 우리가 결제 수단의 식민지가 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어 “제3세계에서는 미국 패권국의 돈도, 중국 돈도 싫다며 물건을 편리하게 만드는 대한민국의 돈을 쓰고 싶은 나라들이 의외로 많다”며 “우리가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잘 만들면 G1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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