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떨어진다고?…블룸버그 “비트코인 피로감 확산”

경제

이데일리,

2025년 12월 17일, 오전 07:19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대형 스캔들이 없는데도 비트코인이 8만6000달러가 붕괴해 폭락한 것과 관련해 비트코인 피로감 확산 때문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이번 하락은 비트코인이 처한 구조적 문제이며 스캔들 없이도 하락할 수 있는 단계에 시장이 들어섰다는 지적이다.

블룸버그는 16일(현지시간) ‘비트코인 피로감 확산… 토큰, 사상 네 번째 연간 하락 향해(Bitcoin Fatigue Sets In as Token Heads for Fourth Annual Loss)’ 기사에서 “비트코인은 거래소에서 거래되기 시작한 이후 사상 네 번째 연간 하락을 향해 가고 있다”며 “이는 대형 스캔들이나 산업 전반의 붕괴 없이 발생한 첫 번째 연간 하락”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지난 15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3대지수 모두 하락세로 마감했다. 미국 인공지능(AI) 산업에 대한 회의감이 계속되면서 위험 회피 심리가 커졌다. 비트코인은 장중에 8만6000달러 이하로 폭락했다.

16일(현지시간) 뉴욕증시 3대 주가지수는 흔들리는 고용·소비에 경계심이 커진 여파로 혼조세로 마감했다. 비트코인은 17일 오전 7시 현재 8만7000달러대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전날보다 오른 상황이지만 올해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지난 10월 시세(약 12만6000달러)보다 20% 넘게 하락한 것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관련해 블룸버그는 “2022년 마지막 대형 암호화폐 붕괴 이후 기관 투자자의 채택은 확대됐고, 규제는 성숙해졌으며, 업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라는 가장 강력한 지지자를 확보했다”며 “이처럼 많은 긍정적인 촉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승이 이어지지 않는 점에 대부분이 놀라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S&P500 지수는 이달 초 사상 최고치로 마감했고, 연초 대비 16% 상승했다. 비트코인이 자주 함께 움직이던 기술주들은 그보다 더 좋은 성과를 냈다”며 “(그럼에도 비트코인의) 이 같은 약세장은 비트코인이 주식 시장과의 동조성을 잃었음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비트코인 하락 원인에 대해 ‘과도한 레버리지 붕괴’를 꼽았다. 블룸버그는 “10월의 고점 전까지는 비트코인의 상승을 막을 것이 아무것도 없어 보였다”며 “(하지만) 표면 아래에서는 취약성이 쌓이고 있었는데, 가장 두드러진 것은 극단적인 레버리지였다”고 전했다. 이어 “이 랠리의 취약성은 10월 10일 190억 달러 규모의 레버리지 포지션이 청산되면서 공개적으로 드러났고 이는 암호화폐 시장을 급락으로 몰아넣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비트코인 고래(대규모 보유자)들의 매도’도 원인으로 봤다. 블룸버그는 “비트코인 고래가 매도에 나서기 시작했고 대부분의 레버리지가 해소된 뒤에도 가격에 지속적인 하방 압력을 가했다”며 “거래 회전율은 급감했으며, 코인데스크 데이터에 따르면 11월 거래량은 전달 대비 감소폭이 2024년 초 이후 가장 컸다”고 지적했다. 고래들의 매도로 유동성이 급감하고, 거래는 줄고 가격은 쉽게 흔들리는 피로한 시장이 됐다는 지적이다.

또한 블룸버그는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의 대규모 자금 유출’도 원인으로 봤다. 블룸버그는 “투자자들은 10월 10일 이후 미국 상장 현물 비트코인 ETF에서 52억달러 이상을 회수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ETF 유출은 “기관 수요가 더이상 가격을 받쳐주지 않는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헤지펀드 아폴로 크립토(Apollo Crypto)의 프라틱 칼라(Pratik Kala)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업계는 규제 측면에서 원하던 것을 모두 얻었지만 가격은 따라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긍정적 재료가 선반영돼 소진됐고 지금은 추가로 가격을 끌어올릴 새로운 촉매가 부재한 상태라는 지적이다. 이에 블룸버그는 “비트코인이 네 번째 연간 하락을 향해 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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