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 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쿠팡 침해사고 관련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2025.12.17/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김범석 미국 쿠팡 Inc. 의장의 사과는 끝내 듣지 못했다.
지난 10일 임시 선임된 해롤드 로저스 미국 쿠팡 Inc. 최고관리책임자 겸 법무총괄(CAO & General Counsel)이자 쿠팡 대표는 1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청문회에 출석해 "쿠팡은 책임 있는 기업으로, 소비자들에게도 끼친 우려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사태 수습 의지를 강조했다.
로저스 대표는 "쿠팡은 이 상황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이재명 대통령께서 말씀해 주신 내용도 잘 인지하고 있다"면서 "여러 규제 기관과 긴밀하게 협력하며 해결하는데 있어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민감한 유출 범위에 대해 "결제정보 로그인 정보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재차 강조하면서 "지난 18개월간 발생한 다른 정보 유출 사고들과 비교했을 때 그 범위가 적은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전체적으로 데이터 거버넌스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고 사업에 중요한 정보는 보관하지만 개인정보와 관련해 불필요한 부분들은 보관하지 않는 방법으로 개선점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상안에 대해서도 "현재 내부적으로 보상안을 검토하는 중"이라면서 "조사 결과와 함께 책임감 있는 보상안을 마련해 발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로저스 대표는 "해당 직원(피의자) 퇴사 시 모든 권한을 회수했다. 서명키를 완전히 폐기해 더이상 추후에 활동을 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면서 "어떤 통제를 갖춰야 할지 재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날 미국 SEC 보고에 대해선 "증권거래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미국 개인정보보호법상 이런 유형의 데이터 같은 경우 민감성 측면에서 중대한 사고로 규정하지 않아 공시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 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쿠팡 침해사고 관련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5.12.17/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다만 박대준 전 대표에 이어 로저스 대표 역시 구체적인 사태 책임과 재발 방지책은 내놓지 못했다.
로저스 대표는 "이번 유출사고의 대상이 됐던 정보가 중국을 포함해서 어떤 곳에서 유통되고 있다는 것은 확인된 바가 없다"면서도 중국에서 서울에 있는 데이터를 볼 수 있는가에 질문에도 "그런 지역에서는 접근이 불가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 배경을 놓고 "퇴사자의 악의적 보복으로 추정된다"고 하자 피의자가 퇴사 과정에서 회사와 문제가 있었는지에 대해선 "아는 바가 없다"고 했다.
무엇보다 이번 사태에 대해 김범석 의장의 사과는 없었다. 황정아 의원은 김 의장이 사과할 의사가 있는지를 물었지만 로저스 대표는 "한국의 대표이사로서 또 기업 차원에서 국민들께 불편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사과의 말을 전했다"고만 했다. 김 의장이 아닌 로저스 대표의 사과였다.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최고경영자의 불출석에 대해서도 법과 절차에 따라 끝까지 책임을 묻는 한편 필요하면 법을 만들어서라도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라면서 "이번 청문회가 끝나는 즉시 국정조사 절차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 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쿠팡 침해사고 관련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5.12.17/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lila@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