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면세점 명동본점 1층 입구. 영국에서 여행 온 제이드(28·여)씨는 걸그룹 하츠투하츠 멤버 스텔라의 핸드프린팅에 손을 맞대며 활짝 웃었다. 하츠투하츠는 롯데면세점이 최근 새 홍보모델로 발탁한 걸그룹이다. 제이드는 “입구에서 둘러보다 시간이 다 갔다”며 “지금 롯데면세점에 들어가서 쇼핑도 할 것”이라고 했다. 주변에는 가족 단위 관광객, 친구끼리 온 여행객들이 서로 사진을 찍어주느라 북적였다.
영국인 관광객 제이드 씨가 롯데면세점 명동본점 ‘스타에비뉴’에 전시된 하츠투하츠 멤버 스텔라의 핸드프린팅에 손을 맞대고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이곳은 롯데면세점이 4개월간의 재단장을 거쳐 지난 11일 문을 연 스타에비뉴다. 2009년 외국인 관광객을 위해 처음 조성한 문화공간으로 코로나 이전에는 연간 290만명이 찾던 명동 필수 코스였다. 이번 리뉴얼의 핵심 콘셉트는 ‘스타리움(STARIUM)’. 스타(STAR)와 공간을 뜻하는 ‘-IUM’을 합친 이름으로, K팝과 체험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전면 리뉴얼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롯데면세점 스타에비뉴 ‘하이파이브 존’에서 한류 스타 핸드프린팅을 감상하며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거울 벽과 조명 연출이 셀카 명소로도 활용되고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하이파이브 존을 지나면 가로 23.5m, 세로 4.25m 규모의 터널형 LED 미디어 월이 펼쳐진다. 양쪽 벽면과 천장을 감싸는 구조라 몰입감이 상당하다. K팝·아이돌·콘서트 같은 키워드가 화면에 흘러가고, 한복·경복궁 이미지도 섞여 K컬처 전반을 보여준다. 15분마다 K팝 테마 시그니처 영상이 송출된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콘서트에 온 듯한 경험을 전달하려 했다”고 했다.
미디어 월 맞은편에는 8개 구역으로 구성된 체험존이 있다. 관광객 서너 명이 스마트폰을 들고 벽면 QR코드를 스캔하고 있었다. 별도 회원가입 없이 바로 게임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다. 인형 뽑기 형식의 ‘럭키픽커’, 카드 선택 방식의 ‘럭키플립’ 두 가지 게임이 있고, 참여 후에는 면세 쇼핑 혜택이 리워드로 제공된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향후 브랜드와 협업해 게임 화면이나 로고를 바꿀 수 있는 구조”라며 “리테일 미디어처럼 다양한 광고도 입힐 수 있다”고 했다.
K팝, 뷰티, 리테일 키워드를 활용해 꾸며진 대형 LED 미디어월. 면세점을 단순 쇼핑 공간에서 복합 콘텐츠 체험 공간으로 전환하려는 시도가 엿보인다. (사진=한전진 기자)
면세점이 이처럼 체험과 콘텐츠에 힘을 주는 건 고객층이 변했기 때문이다. 과거 매출을 떠받치던 중국 보따리상 ‘따이공’은 규제 강화와 코로나19를 거치며 급감했고, 그 자리를 개별 자유여행객(FIT)이 채웠다. 이들은 젊고, SNS를 보며 갈 곳을 직접 고른다. 단체로 면세점에 실려 오던 따이공과 달리 올리브영·다이소·무신사 같은 로컬 핫플레이스로 발길이 흩어지고 있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위기감이 면세업계 전반에 짙다. 변화에 나서고 있는 이유다.
QR코드를 스캔해 참여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게임존. 게임을 통해 면세 할인 혜택을 제공받는 방식으로 체류 시간 증대를 유도한다. (사진=한전진 기자)
이미 업계 전반이 움직이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해 7월 명동점 11층을 K푸드·K팝 중심의 복합 체험공간 ‘테이스트 오브 신세계’로 리뉴얼했다. 디저트·식품부터 BTS 전용 매장까지 100여 개 브랜드를 한데 모았다. 지난달에는 전주국제영화제와 업무협약을 맺고 명동점 미디어파사드를 활용한 문화예술 콘텐츠도 선보이기로 했다. 신라면세점은 지난달 메이크업 아티스트 박태윤을 초청한 뷰티 클래스 참가자 모집에 나섰다. K뷰티 열풍에 맞춰 고객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롯데면세점도 올해 K팝 마케팅과 체험형 콘텐츠에 대대적으로 힘을 준다는 계획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외국 관광객분들이 가장 좋아하는 핸드프린팅을 전면에 배치하고, 체류 시간을 늘릴 수 있는 체험 요소를 대폭 확대했다”며 “올해는 K팝 모델을 활용한 마케팅과 체험형 콘텐츠를 순차적으로 선보여 내외국인 고객 유치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