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부럽지 않은 中企 대통령...영구 집권 레드카펫 깔릴 판

경제

이데일리,

2026년 1월 14일, 오후 10:14

[이데일리 김영환 김응태 기자] ‘중소기업 대통령’으로 불리는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임기 제한을 완화하는 법안이 국회에 발의되면서 김기문 현 회장의 연임 가능성으로 중기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최근 정진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중소기업협동조합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김 회장 3연임의 법적 근거가 마련된다. 중기중앙회장은 경제 5단체장 중 하나이자 중기인들의 목소리를 대표하는 한편 부총리급의 의전을 받는 등 막대한 권한과 특전을 가지고 있는 만큼 김 회장의 3연임 가능성에 많은 경제인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 일각과 관련 정부 부처 및 단체에서는 김 회장의 장기 집권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법안이 통과되면 김 회장의 3연임을 막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들이다.

◇임기 제한 삭제 법안 발의…‘연임 수면 위’

정진욱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개정안은 법으로 제한된 중소기업협동조합 이사장 및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의 연임 횟수를 삭제하는 것이 골자다. 총회와 정관을 통해 민주적으로 통제되는 장치가 있는데도 법률로 이에 대한 제약을 둔다는 게 조직 운영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해친다는 취지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앞줄 왼쪽 두번째)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함께 13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26년도 중소기업인 신년인사회에서 떡케이크를 자르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특정 조합의 경우 이사장 선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적 문제도 반영됐다. 조합이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추고 시스템을 확립한 경우 이사장 후보군들이 있지만 영세한 조합의 경우에는 맡으려는 사람 자체가 없는 게 현실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단체 수의계약이 활발하던 시절에는 이사장 선거도 치열했는데 요즘은 조합 이사장이 무보수 명예직에 그쳐서 일할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기중앙회처럼 영향력이 큰 단체에 동일한 잣대를 적용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목소리도 크다.

지난 2007년 초임에 성공한 김 회장은 2015~2019년을 제외하고 4번 회장직에 오르면서 사실상 중소기업계를 대표하는 단일한 목소리로 자리 잡았다. 부총리급 의전을 받는 어엿한 경제단체로 조직을 키우면서 대내외에 리더십을 인정받기도 했다.

김 회장이 역임하는 동안 상당한 성과도 나타냈다. 중소기업계 14년 숙원이던 납품대금 연동제를 도입시켰고 자영업자 보호 장치인 노란우산공제도 수행했다. 홈앤쇼핑 설립으로 중소기업 판로 확보는 물론, 중기중앙회의 주요 매출처도 확보했다. 중기중앙회는 지난 2024년 기준 매출 1조 6849억원, 영업이익 2055억원을 기록했다.

김 회장의 장기집권의 문제는 역설적으로 바로 그 지점에서 시작된다. 현행 중앙회장 선거는 공직선거법에 준할 정도로 규제가 엄격하다. 2015년 회장으로 당선됐던 박성택 전 회장이나 김 회장 모두 선거법 위반으로 처벌을 받았을 정도다. 호별방문은 물론 조직적인 접촉도 제한되는데 유권자가 600여개 협단체로 특정돼 선거운동 자체가 녹록지 않다. 새로운 인물이 자신을 알릴 통로가 거의 없어, 어느 정도 업적을 쌓아온 현직인 김기문 회장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김 회장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구도에서 임기 제한까지 풀릴 경우 사실상 도전 자체가 봉쇄되는 구조로 굳어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오랫동안 한 체제로 유지돼 왔기 때문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올 필요가 있다는 말들이 들린다”며 “소관 부서인 중소벤처기업부에서도 말은 못하지만 불만의 목소리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현재로선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을지 불투명하다. 사안은 다르지만 농협중앙회 회장 연임을 골자로 한 ‘농업협동조합법’ 개정안은 지난 24년 끝내 좌초됐다. 중기중앙회 다음 선거는 내년 2월에 열릴 예정이어서 법안은 늦어도 올 8월에는 통과돼야 한다. 6월 지방선거 등 변수가 많다.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다음 회장부터 적용하는 장치를 둘 수도 있다. 농업협동조합법 개정안 심사에서도 이 같은 의견을 낸 국회의원이 있었다.

◇‘중통령’ 권한과 특전은…무보수지만 연 1.8억원 활동비

‘중통령’이라고 불리는 중기중앙회장은 도대체 어떤 자리이길래 이렇게 많은 관심을 받는 것일까.

중기중앙회장은 정부 행사에서 좌석, 소개, 발언, 경호 등에서 부총리급 의전을 받으며 대통령 공식 순방에서 동행한다. 최근 김 회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중국 순방 일정에 경제사절단으로 참여해 북경과 상해 등을 방문했다. 지난 2023년 윤석열 전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순방에도 김 회장이 동행하면서 중소기업 중동 진출을 위한 지원에 나선 바 있다.

중소기업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국무총리, 국회의원 등과 만나 정치적 의사를 전달할 수 있는 점도 주요 특전 중 하나다. 김 회장은 지난 12월 김민석 국무총리와 만나 ‘100대 중소기업 규제 개선 과제’를 전달했다. 올 초에는 ‘중소기업인 신년인사회’ 자리에서 우원식 국회의장,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장동혁 국민의힘 당대표 등의 여야 국회의원과 만나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의견을 개진했다.

중기중앙회장은 ‘무보수 명예직’이다. 다만 활동비는 지급받는다. 중기중앙회 대외활동수당 지급규정에 따르면 활동비 명목의 수당은 월 1500만원 이내로, 연간 1억 8000만원을 사용할 수 있다. 수당은 매월 25일 지급된다. 또 중기중앙회장은 집무실과 비서진, 운전기사, 의전차량(제네시스G90) 등이 지급된다. 이외에 25명의 중기중앙회 부회장 임명권과 중기중앙회 산하 550여개 협동조합에 대한 감사권을 가진다. 아울러 중기중앙회장은 중기중앙회가 최대주주(지분 32.83%)로 있는 홈앤쇼핑의 이사회 의장(기타비상무이사)을 겸직해 연 6000만원의 보수를 받는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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