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도, 교류도 빈약한 1인가구… 정부, 생계급여 더 올린다

경제

이데일리,

2026년 1월 15일, 오전 06:32

[세종=이데일리 김미영 강신우 조민정 기자] 2025년 약 815만 6000가구였던 1인가구가 2030년이면 901만 6000가구로 100만 가구가량 폭증할 전망이다. 전체 10가구 중 4가구는 홀로 사는 ‘나혼산족’이 된다.

특히 베이비부머 세대가 나이 늘면서 2045년이면 전체 1인가구 중 65세 이상 노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40%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1인가구 가운데 70세 이상 고령층 가구의 비중은 이미 2023년에 20대 청년 가구를 넘어서, 1인가구의 중심축이 노인 가구로 이동했다. 이들의 경제적 궁핍과 외로움을 덜어주기 위한 정책적 대응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배경이다.

◇ “1인가구, 생활비 홀로 부담해야…경제 지원 더”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14일 재정경제부·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1인가구에 대한 복지제도의 지원효과를 점검하고 효과를 높일 개선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올해 ‘경제성장전략’의 정책 과제 중 하나다. 기초생활수급자에 해당하는 1인가구에 대한 생계급여를 차등적으로 올리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이는 1인가구가 경제적 빈곤에 처할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아서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 대상 10가구 중 7가구(74.2%)가 1인가구다. 전체 가구에서 1인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60.8%, 2021년 70.9% 등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2024년 1인가구의 연간소득은 3423만원으로 전체 가구(7427만원)의 46.1%에 불과하다.

정부 관계자는 “생계급여를 산정할 때에 가구당 균등한 지수를 매겨 정하는데, 1인가구는 소득이 적지만 주거비 등 생활비를 홀로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현재의 지원 수준과 체계에 부족함이 없는지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경제적 궁핍은 외로움, 질병과 함께 1인 노인 가구를 위협하는 주요인이다. 복지부의 2023년 자살실태조사 중 연령별 자살시도 동기를 보면 60세 이상에선 경제적 문제, 외로움·고독, 신체적 질병이 다른 연령대보다 눈에 띄게 높다. 최명민 백석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2014년 기초연금 도입 이후 고령층 자살률이 눈에 띄게 나아졌다”며 경제적으로 취약한 1인가구에 지원 강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AI 도움 기대…노인복지관도 더 늘려야

설령 경제력이 있더라도 외로움은 별개의 문제다. 데이터처 조사를 보면 1인가구 중 평소 외로움을 느끼는 비중은 48.9%로 전체 가구(38.2%)보다 10.7%포인트 높았다. 외로움을 겪는 1인가구의 증가는 사회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외로움부’를 신설한 영국, ‘고립부’를 만든 일본에 이어 우리 정부가 복지부 1차관을 ‘사회적 고립·외로움 전담’ 차관으로 지정해 관리하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각에선 인공지능(AI)의 발달이 1인가구의 외로움 해소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최근 ‘생성형 AI와 1인 가구’ 저서를 펴낸 서정렬 영산대 교수는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AI가 혼자 사는 삶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는 만능 해법은 아니지만, 외로움과 불안이 생기는 틈을 메워주는 역할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했다. 서 교수는 “현재 주민센터 등 지자체에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하듯이 AI를 실제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AI는 외로움 해소에 있어 보조적인 역할에 머물 것이란 전망이 아직은 우세하다. 적지 않은 고령층은 AI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접근성·활용도가 떨어지고 신체적인 활동이 필요해, 물리적 공간에서 사회적 교류를 늘려주는 방향으로 정책을 보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 많다. 노인복지관, 종합사회복지관과 같은 공간을 더 제공해야 줘야 한다는 얘기다. 최 교수는 “예전엔 나이 들면 병원 근처에 살라고 했지만 요새는 노인복지관 근처에서 살라고들 한다”며 “저비용으로 고품질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복지관을 더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미래연구원도 최근 펴낸 ‘1인가구 증가 대응 방안’ 보고서를 통해 지역 내에 1인 가구가 부담없이 방문해 일상적인 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이웃을 만날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을 조성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연구원은 “공유 커뮤니티 공간이 정보교류, 상호 부조, 정서적 지지가 이뤄지는 생활 밀착형 거점으로 기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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