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차 가격이 1억원?…CES서 '프리미엄' 시동 건 中브랜드

경제

이데일리,

2026년 1월 15일, 오전 05:30

[라스베이거스=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지난 6~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세계 최대 IT·가전쇼 ‘CES 2026’가 열렸다. 올해 CES에선 세계적인 ‘피지컬 AI(인공지능)’ 바람으로 로보틱스, AI 관련 전시가 큰 인기를 끌었지만, 중국 자동차 업체의 ‘무력시위’도 만만치 않았다. 특히 중국 자동차는 저가 전략에서 벗어나 ‘프리미엄급’ 제품을 대거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일부는 올해 한국 시장에도 진출할 가능성이 있는 차량이라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도 높다.

지리(GEELY)자동차그룹은 이번 CES가 열린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웨스트홀에 현대자동차그룹 근처에 대규모 전시관을 꾸렸다. 올해 한국 출시 목표인 전기차 브랜드 ‘지커(Zeekr)’를 전면 내세웠다.

‘지커 9X’ (사진=정병묵 기자)
‘지커 9X’ (사진=정병묵 기자)
대형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지커 9X’가 가장 먼저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상하이 모터쇼에서 첫선을 보인 이후 CES에서도 모습을 드러냈다. 크기는 전장 5239mm, 전폭 2029mm, 전고 1819mm로 작년 출시한 현대 ‘디 올 뉴 팰리세이드’보다도 조금 크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와 견줄 만한 덩치다. 백색 외관으로 고급스러움을 강조하려 했다.

출시가 기준 한화 9500만원부터 시작해 중국 자동차로서는 초고가이다. 가격으로만 보면 메르세데스-벤츠 GLS나 BMW X5 등과 비교 대상이다. 파워트레인 사양은 ‘슈퍼 일렉트릭 하이브리드’로 회사 소개에 따르면 무려 최대 1381마력이다. 경쟁 대형 SUV 모델들의 평균 사양은 평균 500마력대라 실제 실현 가능한 수치인지는 미지수다.

실내가 넓은 만큼 총 3열 6인승이다. 그러나 3열에 탑승하려면 2열 시트를 젖혀야 하며 1, 2열보다 3열이 다소 좁다. 모든 시트에는 마사지 기능을 갖췄다. 이번 CES에서 선보인 중국 프리미엄급 차들은 모두 하나같이 마사지 기능을 강조했다. 마사지 시트를 탑재한 레인지로버, 메르세데스-마이바흐, 레인지로버, 제네시스 G90 정상급 차량들과 어깨를 나란히 견주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좋은 건 다 모아 본 디자인인데 어딘가 부조화스럽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전면 라디에이터 그릴은 롤스로이스를 닮았고, 측면 실루엣은 메르세데스-마이바흐 GLS 600 마누팍투어와 비슷하다. 후면은 또 제네시스 GV80을 연상케 한다. 특히 바퀴의 휠 디자인은 마이바흐 마누팍투어를 거의 베꼈다고 봐도 무방하다. 지리자동차는 올해 이 차량 국내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GWM ‘WEY G9’ (사진=정병묵 기자)
GWM ‘WEY G9’ (사진=정병묵 기자)
국내에선 생소하지만 중국 5위권 완성차 업체 ‘만리장성자동차(GWM·Great Wall Motor)’도 초대형 부스를 꾸렸다. ‘WEY G9’는 7인승 초대형 PHEV SUV다. Hi4 지능형 사륜구동 시스템, 1.5L 터보 엔진과 두 개의 전기 모터 조합으로 442마력 이상을 발휘한다. 170km의 순수 전기 주행거리와 1000km의 총 주행거리를 제공한다.

역시 마사지 기능이 있는 시트, 2개의 냉장고 등 고급 편의사양으로 럭셔리함을 강조했다. 태국, 말레이시아 등에서 먼저 출시됐는데 가격은 한화 약 9000만원대다. 전체적으로 토요타의 고급 대형 SUV ‘알파드’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이다. ‘지커 9X’와 마찬가지로 전면부가 롤스로이스를 연상케 하는 라디에이터 그릴로 고급스러운 느낌을 강조했다.

고급 오프로드 차량도 시선을 끌었다 ‘GWM 탱크 500’은 토요타 프라도 및 랜드크루저의 경쟁 모델로 포지셔닝하고 있다. 역시 PHEV 시스템으로 최고 출력 약 300kW, 최대 토크 약 650Nm를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저속 기어, 360도 카메라, 30° 접근각/24° 이탈각 등 오프로드 차량으로서 핵심 기능은 다 갖추었다.

GWM 차량들은 공통적으로 실내 모니터에 큰 신경을 썼다. 운전석과 조수석 가로로 긴 대형 디스플레이로 내비게이션 및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강조했다. 뒷좌석에 앉은 상태에서도 모니터를 통해 각종 콘텐츠를 볼 수 있도록 했다. 가격은 한화 약 6500만원부터 시작한다. GWM 관계자는 “동급 여타 브랜드에서 가장 가격이 저렴한 모델로 중국에서도 큰 인기”라고 말했다.

GWM 탱크 500 (사진=정병묵 기자)
GWM 탱크 500 (사진=정병묵 기자)
GWM 탱크 500 (사진=정병묵 기자)
이번 CES서 만난 중국차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더 이상 값싼 전기차로 불리기를 거부한다”고 호소하는듯 했다. 파워트레인도 순수 전기가 아닌 PHEV가 주를 이루며 고급 차량 고객을 정면으로 겨냥하는 모습이었다. 동급 대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강점으로 내세웠지만 절대적인 가격이 1억원 언저리라, 국내나 선진 시장에 출시하면 얼마나 수요가 있을 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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