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마녀사냥" 쿠팡 엄호사격 나선 美…정부 제재 변수되나

경제

뉴스1,

2026년 1월 15일, 오전 06:20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의 모습. 2025.12.29/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일으킨 쿠팡에 대한 제재가 구체화되는 가운데 미국 의회에서 한국 정부가 쿠팡 등 미국 기업을 부당하게 차별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동안 미국이 자국 기업에 대한 규제에 민감하게 반응한 사례가 있었다는 점에서 향후 쿠팡에 대한 우리 정부의 제재 과정에 미 행정부 및 정치권의 반발이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정부는 미국 측의 오해를 풀기 위해 차관급 인사를 급파해 설득에 나섰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에이드리언 스미스(공화·네브래스카) 미 하원 세입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13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DC 의회 의사당에서 열린 '미국 혁신 및 기술 리더십 유지에 관한 무역 소위원회 청문회'에서 "한국은 미국 기업들을 명시적으로 겨냥하는 입법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청문회는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한국의 디지털 입법 움직임에 대한 미국 측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방미한 가운데 열렸다. 스미스 위원장은 최근 쿠팡의 정보유출과 관련한 한국 정부의 규제를 거론하며 "쿠팡에 대한 차별적인 규제 조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청문회에서 의원들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쿠팡에 대한 한국 정부의 조치를 지적했다. 캐롤 밀러 공화당 의원은 한국 국회에서 통과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검열법'으로 지칭하며 "최근 두 명의 미국 기업(쿠팡) 임원에 대한 정치적 마녀사냥을 벌이고 있다"고 했다. 수전 델베네 민주당 의원도 "쿠팡 같은 기업으로부터 한국 규제 당국이 약속을 위반하고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그동안 미국 정부가 자국 산업 및 통상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했다는 점에서, 향후 쿠팡 Inc에 대한 한국 정부의 압박을 놓고 양국의 갈등이 고조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실제로 지난해 8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기업을 겨냥한 디지털 규제를 도입한 국가에 상당한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등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선언하면서, 당시 우리 국회가 추진하던 온라인 플랫폼법 입법이 중단된 바 있다.

지난달 17일에도 한국 국회에서 쿠팡 청문회가 열리자 미국 무역대표부(USTR) 측은 18일 예정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원회 회의를 취소하기도 했다. 한국 측이 쿠팡 등 미국 기업을 부당대우 및 과잉규제한 것에 대한 항의 차원으로 알려졌다.

최근 쿠팡에 대한 한국 정부의 압박은 구체화되고 있다. 13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쿠팡 본사에 대대적인 현장 조사를 진행했다. 김범석 쿠팡 Inc 의장을 공시 의무 및 사익편취 규제 등이 적용되는 '동일인'으로 지정할 수 있는지 보기 위한 목적으로 전해졌다. 쿠팡에 대한 영업정지 가능성도 꾸준히 거론되는 상황이다.

업계에선 최근 미국 정부가 자국 기업을 상대로 한 해외 국가의 규제에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는 만큼, 미국 기업인 쿠팡에 대한 제재를 미국 정부가 부당한 대우로 인식할 경우 한미 통상 문제로 번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의회에서 루디 야킴 하원의원과 면담을 하고 있다. (산업통상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1.14/뉴스1

쿠팡도 워싱턴 핵심지에 사무실을 얻어 미국 정부·의회 접촉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관계 인사들에 대한 로비를 통해 한국 정부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당하고 있다는 여론전을 펴는 것으로 해석된다.

쿠팡에 대한 미국 행정부 차원의 입장은 아직 없지만, 오는 11월 중간선거가 예정된 만큼 당분간 정치권을 중심으로 쿠팡을 지원사격하는 메시지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정부는 쿠팡에 대한 제재는 최근 개인정보 유출 사태 등에 따른 것으로, 미국 측이 우려하는 부당한 차별 규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 같은 오해를 풀기 위해 차관급인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을 워싱턴DC로 보내 미국 측을 설득하고 있다.

여 본부장은 지난 11일 기자들과 만나 "우리의 정책 입법 의도를 명확하게 설명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쿠팡의 대규모 정보 유출과 그 이후 미흡한 대처가 문제의 핵심으로, 통상이나 외교 이슈와는 철저하게 분리해 대응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국내 쿠팡 주주들의 집단소송을 대리하는 위더피플 법률사무소의 이영기 변호사는 "미국 현지에선 쿠팡의 불법 행위에 대해 3개 대형 로펌이 주주 집단소송을 제기했다"며 "대한민국이 미국의 섣부른 겁박에 좌지우지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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