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FP)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카드가 반도체 산업의 투자 유치와 연동돼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반도체 관세와 관련한 포고문에 서명했다. 포고문엔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한 반도체 품목별 관세 수준과 면제 여부 등은 향후 주요 반도체 생산국과의 무역 협상을 통해 결정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미국의 반도체 생산과 반도체 공급망 특정 분야에 투자하는 기업에는 ‘관세 상쇄 프로그램’을 통해 우대 관세를 적용하겠다는 점도 포함됐다.
문제는 이같은 관세 압박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기업의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으로 수입됐다가 다른 국가로 수출되는 반도체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포고문에 서명했다. 대만 TSMC에서 생산해 중국으로 재수출되는 엔비디아의 AI 칩 ‘H200’, AMD의 ‘MI325X’ 등 일부 반도체 칩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이 H200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5세대 HBM3E가 탑재된다. 그런 만큼 엔비디아가 관세 비용을 각 메모리 기업에 전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전례 없는 메모리 슈퍼사이클의 변수로 부상할 수 있다는 우려도 일각에서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부분은 아직 없다”며 “관세 불확실성이 큰 만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업계에서는 지난해 11월 한미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한국 반도체 업체가 다른 국가와 비교했을 때 불리하지 않는 최혜국 대우를 약속 받은 것도 우려를 잠재울 수 있다는 반응도 나왔다.
다만 범용 메모리, HBM 등까지 세세하게 관세를 매기는 최악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익명의 백악관 관계자는 상무부가 특정 반도체 제품을 대상으로 부과하는 25%의 관세는 ‘1단계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각국 정부 및 기업과의 협상 경과에 따라 추가 발표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의 입맛에 맞지 않게 협상이 흘러갈 경우 HBM을 ‘완제품’으로 상정하고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도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을 보면 HBM까지 세세하게 관세를 매기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워낙 전례 없는 정책들을 내놓다 보니 한동안 긴장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상황이 이렇자 K반도체가 미국 반도체 투자 규모를 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텍사스주 테일러에 17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계획을 수정해 대미 투자 규모를 총 370억달러로 늘렸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인디애나주에 38억7천만달러를 투입해 인공지능(AI) 메모리용 첨단 패키징 생산기지를 건설하겠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