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한국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금속노련)은 4일 ‘포스코 협력사·공급사 노동조합연대’ 출범을 알리며 원청 포스코를 상대로 성실한 대화 이행과 상생 협력을 촉구했다. 노조연대는 포항 22개사, 광양 12개사 등 총 34개의 포스코 협력사 노조가 모여 결성한 조직이다. 산별적인 하청 노조가 한목소리를 내며 지역별 현안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원청인 포스코를 상대로는 공동교섭을 실현한다는 것이 주요 활동 목표다.
이수출 노조연대 공동의장은 “노란봉투법 취지에 따라 ‘진짜 사장’ 포스코에 정당하고 신속한 교섭을 요구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포스코는 실질적 지배력을 가진 원청으로서 우리 노동자들이 죽지 않고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즉각 교섭 테이블로 나와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같은 현장에서 같은 땀을 흘리며 일하는 우리에게 차별 없는 복지와 공정한 임금 체계를 적용할 것”이라며 “포스코는 더 이상 협력사·공급사 뒤에 숨어 책임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내달 10일 시행을 앞둔 노란봉투법의 주요 취지 중 하나는 하청노조도 원청과 교섭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직접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어도 근로조건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사용자로 인정한다는 문구가 추가됐기 때문이다. 하청 노동자에 대한 원청의 책임이 확대된 셈이다. 하청의 재하청 노조라고 하더라도 노동위원회와 법원 판단 등에 따라 원청의 사용자성이 인정되면 ‘N차 하청’도 원청과 교섭할 수 있게 된다.
포스코의 경우 최근 법원 판결에서 하청 노동자에 대한 ‘사용자성’이 인정돼 노란봉투법 시행과 동시에 원·하청 교섭에 응해야 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고등법원은 지난달 30일 금속노조 포스코 사내하청 포항·광양지회 소속 노동자 376명이 제기한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지난해 11월28일 노동자 88명이 제기한 소송에서도 원고 승소로 노동자의 손을 들어줬다.
4일 ‘포스코 협력사·공급사 노동조합연대’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출범을 알리고 원청 포스코의 성실한 대화 이행과 상생 협력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한국노총 금속노련)
◇ 경영계 우려에…“대화 시작이 취지”
한국노총뿐 아니라 민주노총에서도 원청 교섭을 촉구하는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는 최근 산하 지부에 ‘원청 교섭 투쟁’ 행동 지침을 전달하고, 하청 노조가 원청 기업에 직접 교섭을 적극 요구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달에는 금속노조 소속 하청 노동자들이 현대차·한화오션·현대제철·현대모비스 등 13개 원청에 교섭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원청과 교섭할 때 하청노조 사이에서도 교섭단위를 분리할 수 있어 만약 노조 간 갈등이 있다면 원청은 민주노총, 한국노총과 각각 교섭에 응해야 한다. 교섭 창구를 단일화해야 한다는 제도는 그대로 유지되지만, 교섭 창구가 세세하게 쪼개진다면 기업의 교섭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게 경영계의 입장이다.
고용노동부는 노란봉투법 시행을 앞두고 재계와 소통 접점을 늘리며 최대한 현장 혼란을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노란봉투법이 원청의 책임 의무를 늘리기 위한 법이 아니라 우선 ‘대화’에 나서라는 취지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박수근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은 지난달 노동부와 정책 간담회 후 브리핑에서 “노란봉투법 2조의 핵심은 실질적 지배력이 있을 경우 단체교섭에 응하거나 대화에 나서라는 얘기”라며 “실질적 지배력이 인정된다고 바로 권리 의무가 인정되는 건 아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