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도 말 잘해야 산다'…생성형AI가 여는 車 인터페이스 전쟁

경제

이데일리,

2026년 2월 08일, 오후 07:23

[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자동차도 이제는 말을 잘해야 팔리는 시대다. 버튼 대신 대화로 명령하면 차가 이해하고 반응하는 생성형 AI 기반 인터페이스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앞으로 신차의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요소로 자리 잡을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사진=Gemini 생성)
8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르노코리아는 챗지피티(ChatGPT) 기반 생성형 AI가 적용된 차량 안내 애플리케이션을 플래그십차 필랑트에 탑재할 예정이다.

아울러 볼보는 2026년형 중형 전기 SUV EX60에 구글의 생성형 AI ‘제미나이(Gemini)’를 최초로 탑재해 출시하고, 메르세데스-벤츠는 자사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제미나이를 적용해 2026년형 S-클래스에 선보일 예정이다. BMW 역시 아마존의 생성형 AI를 결합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iX3 등 올해 신모델부터 적용한다.

테슬라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인 ‘그록(Grok)’을 모델 S 등 신형 모델에 탑재했고, 폭스바겐도 지난해부터 IDA 음성 어시스턴트에 챗지피티를 통합해 주요 라인업에 순차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이 밖에도 현대자동차는 자체 개발한 차량용 생성형 AI ‘글레오AI’를 연내 출시할 예정이다.
르노 필랑트에 탑재된 생셩형 AI기반 차량 안내 애플리케이션 ‘팁스’ 화면 (사진=르노코리아)
이처럼 완성차 업체들이 앞다퉈 생성형 AI 도입에 나서면서 관련 시장 규모도 빠르게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테크나비오(Technavio)에 따르면 차량용 생성형 AI 시장은 2024년부터 2029년까지 연평균 31.4% 성장해 약 15억 달러 규모(약 2조 1982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앞으로 생성형 AI의 활용 영역은 운전 보조를 넘어 제조 최적화, 차량 설계, 예측 정비, 고객 경험 등으로 확장되며 차량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호중 한국자동차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구형 차량은 하드웨어 부품 간 디지털 연동성이 낮아 생성형 AI를 탑재하더라도 활용성이 떨어졌다”며 “앞으로는 소프트웨어중심차(SDV) 전환으로 하드웨어 간 디지털 연동이 심화하면서 생성형 AI가 차량 기능 전반에 관여할 수 있게 되고, 활용도와 실용성도 함께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테슬라의 생성형 AI ‘그록’이 통합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사진=테슬라)
생성형 AI 확산은 운전자가 체감하는 사용 경험에도 적잖은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주행모드, 공조, 자율주행 등 차량에 탑재된 다양하고 복잡한 기능들을 음성 명령만으로 한 번에 실행할 수 있게 되면서 안전성과 편의성이 동시에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변화는 차량 내부 디자인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도 잇따른다. 그동안은 운전자에게 최대한 많은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디스플레이가 계속 커졌지만, 생성형 AI 기반 인터페이스가 고도화되면 시각 중심이던 인터페이스의 일부 기능을 음성 인터페이스가 대체·보완하게 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 책임연구원은 “시각적으로 꼭 확인해야 할 정보만 디스플레이로 제공하고, 날씨와 일정 등 간단한 안내는 음성으로 전달하는 방식이 발전함으로써 운전자의 시각적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완성차 업체 간 디스플레이 확대 경쟁이 과열 국면이었지만, 투입 비용 대비 소비자가 체감하는 효용은 크지 않았다”며 “생성형 AI는 이러한 불균형을 완화하고 차량 원가 부담을 줄이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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