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이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을 고려할 때 전문가들은 정부가 태양광의 발전량을 직접 통제하고 나설 수 있는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필요하지 않을 때 생산을 통제해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얘기다.
(그래픽=김정훈 기자)
8일 전력거래소가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자가발전을 포함한 국내 총 전력수요 중 태양광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5월 4일 낮 12~13시 한때 44%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연중 최대치다.
어린이날과 주말이 겹친 연휴 영향으로 전력수요는 연중 최저 수준인 54.7기가와트(GW)까지 내린 반면, 일조량이 좋은 봄 한낮 태양광 발전량이 24.4GW까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태양광 발전 비중은 연평균 기준으로 지난해 약 7~8% 수준이다. 발전량이 집중되는 오전 10시~오후 4시로 놓고 봐도 20% 안팎에 머문다. 이 같은 발전량이 일조량과 수요 등과 맞물려 44%까지 치솟으며 일시적으로나마 전체 전력망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게 되면서 안정적인 전력망 운용에 대한 우려도 커지는 모습이다.
이유는 태양광의 전력량을 당국이 편의대로 조절할 수 없다는 점이다. 전력망은 원전이 기본 전력을 공급하고 수요 변화에 따라 석탄과 가스 등 화력 발전의 출력을 조절해 대응해왔다. 그러나 태양광과 같은 재생에너지의 경우 화석에너지처럼 출력을 원하는 대로 조절할 수가 없다.
전력의 경우 부족해도 문제지만, 과도하게 늘어나도 균형이 무너져 정전과 같은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4월 스페인·포르투갈에서 발생한 대정전 사태도 전력망 불안정이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태양광 확대로 봄·가을처럼 전력 수요가 낮은 시기에 공급 불균형 위험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통제력 높이고 있지만 ‘역부족’…“더 강화해야”
정부도 태양광에 대한 통제는 조금씩 확대해왔다. 지난 2023년부터 태양광 공급 과잉 우려 시 전력망 접속을 강제 차단하는 출력제어를 시작해 첫해 2회, 2024년엔 26차례, 2025년엔 47차례로 그 횟수를 늘리는 중이다. 태양광 설비 자체는 발전량을 조절할 수 없기에 유사시 아예 불특정 다수의 태양광의 전력망 연결을 아예 끊는 방식이다.
올 3월부턴 유사시 전력공급 중단 이행 의무를 부여하는 재생에너지 준중앙급전 운영제도도 시행한다. 참여 시 소정의 인센티브를 지급한다는 전제로 당국의 요청 시 1분 이내에 전력 공급 중단에 동참을 요구했다. 석탄·가스발전 등 다른 전통적인 발전원에는 이미 적용된 개념이다.
그러나 이 같은 수준의 대응만으론 앞으로 확대하는 태양광 발전량 규모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태양광 보급을 늘리면서 동시에 대정전 우려를 해소하려면 보다 강력한 관리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힘을 얻는다.
이를테면 재생에너지 입찰제 확대가 필요하다는 얘기 등이 나온다.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육지 대비 두 배 이상 높은 제주에선 지난해부터 재생에너지 전력 입찰제를 시행하고 있다. 당국이 아예 하루 뒤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력량을 입찰에 부쳐 싼 순서대로 필요한 만큼만 받기로 했다.
유 교수는 “재생에너지도 특정 시간·조건에 한해선 통제가 필요하다”며 “이 대신 발전 대기비용(CP·용량가격)을 준다면 사업자의 손해를 최소화하며 전력 안정성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은 “중국은 재생에너지 증가에 맞춰 지난해 자국 석탄발전소 발전량을 30%까지 낮출 수 있도록 설비 개조 작업을 마친 상황”이라며 “우리도 현재 50~60%인 화력발전 최소발전 용량을 더 낮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태양광 발전설비. (사진=게티이미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