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500원 넘을 일 없어…WGBI 편입으로 4월쯤 더 낮아질 것"

경제

이데일리,

2026년 2월 09일, 오전 05:20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서지왕 스테이트스트리트(SSBT) 서울지점 본부장이 지난 6일 서울 을지로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작년 말 급격한 원화 약세 이후 정부의 강력한 시장 안정 의지와 증시 활황 등이 맞물리며 원·달러 환율에 대한 심리가 안정을 향하고 있다고 봅니다. 시장이 우려해온 1500원을 넘어서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 말 역외 원화 결제(세틀먼트) 시스템이 구축되면 원화 국제화에 한걸음 나아갈 뿐만 아니라 환율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서지왕 스테이트스트리트(SSBT·State Street Bank&Trust) 글로벌마켓 본부장은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우리나라 외환시장에 대해 이같이 진단했다.

서 본부장은 지난 2001년 SSBT 자금부 외환(FX) 트레이더로 금융시장 커리어를 시작한 25년차 베테랑으로 2001년 미국 9.11 테러부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 팬데믹까지 여러 외환 충격을 현장에서 보고 겪으며 시장 심리를 익힌 베터랑이다.

◇25년차 FX 베테랑 “역외 원화결제 시스템, 원화 국제화에 버금가”

먼저 서 본부장은 2월 들어 1400원대 중반 수준을 오가는 원·달러 환율에 대해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서 본부장은 “작년 말 급격한 원화 약세 이후 정부의 강력한 시장 안정 의지와 수출업체의 매도(네고) 물량, 주식시장 활황 등이 맞물리며 상황이 달라졌다”면서 “작년 말에 우려하던 1500원을 넘어서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특히 정부가 올해 말 구축을 목표로 하는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 구축은 우리 외환시장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꿀 프로젝트로 평가했다. 정부가 올해 9월 시범 운영하는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은 과거처럼 국내 금융기관을 통해 원화를 거래할 필요 없이 런던과 뉴욕 등 글로벌 금융허브 현지에서 직접 원화를 체결·청산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서 본부장은 “올해 9월 24시간 원화 결제를 시작으로 정부의 계획대로 시스템이 올해 말 구축 및 실현된다면 이는 원화 국제화에 버금가는 수준이 될 것”이라면서 “현재 국내 시중은행 5곳과 외국계 은행 8곳이 참여한 태스크포스(TF)가 진행 중인데 처음엔 잘 될까 반신반의하기도 했지만, 정부의 추진하는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최근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대량으로 순매도해도 환율이 고점까지 튀지 않는 모습 역시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그는 “외국인이 지난 2거래일간(5~6일) 코스피 주식을 8조원가량 팔았는데도 환율이 과거 고점인 1480원대까지 도달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 연말과는 또 다른 모습”이라면서 “서학개미의 해외 주식 투자도 작년 말에 들어갔던 투자자들이 물려 있는 상황이기에 국내 주식으로의 포트폴리오 배분이 늘어나는 점 등을 감안하면 환율은 향후에도 안정화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WGBI 지수 편입 “해외 자금 유입은 확실…일본이 핵심”

올해 4월 예정된 우리나라 국고채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도 외환시장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서 본부장은 “편입에 따른 자금 유입은 확실하다”면서 “시장에서는 약 400억~500억달러 규모 자금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하는데, 올해 4월부터 11월까지 분기마다 순차적으로 들어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해외 자금이 유입되면 원·달러 환율에 직접적인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그는 “당행도 WGBI 편입 관련해서 해외 자금 유입에 대비해 유로클리어 등 국제예탁기구와의 글로벌 셋업 준비를 마친 상태”라면서 “자금이 유입되면 올해 4월의 원·달러 환율 레벨을 특정할 수는 없겠지만 추가로 환율이 더 낮아질 확률이 크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주요국 중에서도 일본 금융기관의 자금을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 연기금과 기관투자가들은 그동안 우리나라 국고채를 신흥국 시장으로 분류했지만, 선진국 지수 편입 시에는 기술적으로 투자가 불가피하다”며 “중국이 편입된 사례를 감안하면 한두 달은 시장 상황을 지켜보면서 천천히 들어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SSBT는 국내 최초로 해외외국환업무취급기관(RFI) 인가를 받은 미국계 글로벌 커스터디(수탁) 은행으로 글로벌 투자기관와 중앙은행을 주요 고객으로 두고 있다. SSBT의 지난해 9월 말 기준 수탁관리자산 규모는 51조 7000억달러, 우리 돈으로 7경 5766조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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