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의 '젊은 한은', 승진 1년 4개월 빨라졌다

경제

이데일리,

2026년 2월 11일, 오전 05:00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점 전경.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취임 이후 강조해 온 ‘젊은 한은’ 기조가 실제 인사 구조를 바꾸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허리급’에 해당하는 3~4급의 승진 소요 기간이 눈에 띄게 단축되면서 연공 중심의 인사 관행이 변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한국은행 인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3급 승진까지 걸리는 평균 기간이 취임 초기보다 1년 4개월가량 줄었다. 2022년 상·하반기 11년에서 2026년 상반기 9년 8개월로 단축됐다.

같은 기간 4급 승진 소요 기간 역시 평균 7년 6개월에서 7년으로 줄었다. 한은의 ‘허리급’으로 불리는 3~4급에서 승진 속도가 전반적으로 빨라졌다.

올해 1월 상반기 인사에서는 이 같은 변화가 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신임 팀장 가운데 3급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4년 상반기 28.6%에서 지난해 상반기 50.9%로 크게 늘어난 데 이어, 올해는 60% 수준까지 확대됐다. 팀장 보직에서 3급이 주류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여성 리더 비중 역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3급 본부 팀장 가운데 여성 비중은 2024년 상반기 14.6%에서 지난해 상반기 23.3%로 높아졌고, 올해 상반기에는 30%대로 올라섰다. 연령뿐만 아니라 조직 내 리더십 구성의 다양화도 함께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래픽=김정훈 기자)
한은의 승진 속도가 빨라진 배경으로는 이창용 총재 취임 이후 강화된 전문성 중심 인사가 손꼽힌다. 이 총재는 취임 당시부터 연공서열보다 역할 수행 능력과 정책 전문성을 중시하겠다는 원칙을 강조해왔고 실제 인사에서도 근속 연수와 무관하게 특정 분야에서 성과를 낸 인력을 주요 보직에 전진 배치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근속 연수가 아니라 역할 수행 능력과 성과를 중시하는 인사 원칙이 정착하면서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른 시기에 책임 보직을 맡는 사례 역시 자연스럽게 증가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과거에는 과장 직급에서 머무는 기간이 13년까지로 장기인 경우도 적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승진 시점이 앞당겨지면서 비교적 이른 시기에 책임과 권한을 갖고 일할 수 있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며 “조직의 동기부여와 생산성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평가가 다수”라고 했다.

다만 한편에서는 이 같은 변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승진이 빨라진 변화가 일부 구성원에게만 해당할 수 있어서다. 다른 한은 관계자는 “승진이 빨라진 만큼 다양한 부서를 경험하고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었다는 아쉬움도 내부에서 나온다”며 “능력 차이가 인사에서 더 분명하게 드러나는 구조가 되면서 안정성을 중시하는 직원들의 부담은 커진 상황이기도 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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