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없는 사회'가 안착하면서 집 안에 잠들어있는 돼지 저금통이 갈 곳을 잃고 천덕꾸러기 신세가 됐다. 은행을 방문해 동전 교환을 하려고 해도, 요일과 시간이 제각각이다.
16일 뉴스1 취재에 따르면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 각 지점에서는 동전을 묶음 단위로 포장해 분류하는 '주화계수포장기'를 비치해 두고, 지폐로 교환하거나 입금해 주는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다만 지점별로 동전 교환이 가능한 요일·시간은 제각각이다. 은행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동전 교환이 가능한 지점이나 시간 등을 확인할 수도 없어, 가까운 지점에 전화로 물어봐야만 확인할 수 있다.
동전을 넣으면 입금까지 처리해 주는 기계인 '동전교환기'는 아예 자취를 감추고 있다. A은행의 경우 현재 이 기계를 운용하는 곳은 단 2곳뿐으로, 2013년 11대에서 2024년 6대 등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이에 오랜 기간 집 안에서 묵힌 동전을 막상 꺼내려고 마음먹어도 실행하기까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동전 교환 후기를 보면 "거의 고물 수준이라 은행도 반겨주지 않고 완전 번거롭다", "여태 왜 안 바꿨나 스트레스받는다" 등 불편함을 호소하는 사례가 많다.
현금 사용량이 크게 줄어들면서 은행 지점 입장에서도 동전 교환 업무가 달갑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한국은행의 동전 발행액은 매년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기준 10원 주화 발행액은 1700만 원(170만 개)으로 1992년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낮은 반면, 환수액은 3200만 원(320만 개)에 달했다.
100원(11배), 500원(6배)도 환수액이 발행액을 크게 웃돌며 동전 유통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명절 때마다 이어지던 한국은행의 '새 동전으로 교환' 수요도 지난해부터 뚝 끊겼다.
부산은행이나 iM뱅크(옛 대구은행) 등 아예 '현금 없는 점포'를 운영하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중교통마저도 '현금 없는 시내버스'를 운영하고 있는데, 수요가 극히 일부분인 동전교환 업무에 많은 투자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며 "생각보다 동전을 분류하고 입금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소음도 커서 다른 상담 고객들에게 피해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동전 수량을 체크해 입금해 주는 업무가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한 분의 동전교환 때문에 다른 내점 고객을 기다릴 수 없으니 영업점별 특성에 따라 동전교환 가능 요일과 시간을 재량껏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