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금융위·코인거래소 만난다…빗썸 입법 분수령

경제

이데일리,

2026년 2월 23일, 오전 05:17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금융위원회와 디지털자산(가상자산) 거래소가 만나 디지털자산기본법(2단계 입법) 막판 논의를 할 예정이다. 빗썸 사태 후속 대책을 전반적으로 논의할 전망인 가운데 핵심 쟁점인 가상자산 거래소 지분 규제가 어떻게 풀릴지 주목된다.

금융위원회는 23일 오전 10시 정부서울청사에서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두나무(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스트미리(고팍스) 등 5대 가상자산 거래소 CEO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할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15~20% 지분 규제 등 관련 법안에 대한 의견을 듣고 설명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빗썸 사태 이후) 거래소 관련 법안 추진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 위치한 금융위원회. (사진=이데일리DB)
앞서 빗썸은 지난 6일 저녁 랜덤박스 리워드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249명에게 총 62만원을 주려다 62만개 비트코인을 잘못 지급했다. 잘못 지급한 코인 개수는 지난해 3분기 기준 빗썸이 자체 보유한 175개를 3500배나 넘는 규모다. 빗썸은 저가 매도로 피해를 본 고객에 대해 110% 보상하고 1000억원 규모로 고객보호펀드도 조성하는 등 보상 대책을 내놨다.

사고 다음날인 7일 금융위·금융정보분석원(FIU)·금융감독원·디지털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는 이재원 빗썸 대표를 불러 긴급 점검회의를 열었다. 당국 조사의 초점은 ‘빗썸이 실제로 보유하지 않았던 비트코인 62만개를 어떻게 지급할 수 있었는지’에 맞춰져 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모든 거래소의 내부통제 전반을 점검하고 적절한 내부통제 체계를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금융위는 △은행 지분 50%+1주를 통한 은행 중심 컨소시엄 구성 △디지털자산거래소 대주주 15~20% 지분 규제 △금융회사에 준하는 내부 통제기준 기준 의무화 △외부기관을 통한 가상자산 보유 현황 정기 점검 △전산사고로 인한 이용자 피해 발생 시 무과실 책임 규정 등을 디지털자산기본법에 반영할 계획이다.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이 랜덤박스 이벤트 당첨금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단위를 잘못 입력해 비트코인 62만개를 오지급하는 초유의 전산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는 지난 6일 오후 7시 진행된 랜덤박스 이벤트에서 이용자에게 2000원~5만원 상당의 보상을 지급해야 했지만, 당첨자에게 비트코인 2000개가 잘못 입력됐다. 이로 인해 249명에게 총 62만개 비트코인이 지급됐다. 당시 시세 기준 60조원에 이르는 규모다. 금융당국은 현장점검반을 급파해 사고 경위와 내부통제 미비 여부를 집중 점검했다. 사진은 8일 서울 강남구 빗썸라운지 삼성점의 모습.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특히 금융위는 대주주 지분 규제를 원안대로 추진할 방침이다. 지분 규제가 시행될 경우 5대 거래소 모두 관련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지분율 제한은 두나무와 코빗 인수를 각각 추진하는 네이버와 미래에셋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네이버는 금융 계열사 네이버파이낸셜이 두나무 지분을 100% 가지는 구조여서 대주주 지분 제한에 걸린다. 이에 따라 지분 구조를 재설계해야 한다. 코빗을 인수한 미래에셋도 마찬가지다.

이억원 위원장은 지난달 28일 기자간담회에서 지분 규제 필요성에 대해 △디지털자산기본법에 따른 거래소의 제도권 편입 △거래소의 공적 인프라 성격 △특정 주주에게 지배력이 집중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이해상충 문제 등을 언급하며 “소유지분 규제가 가장 효과적이고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지난 5일 정무위에서도 디지털자산기본법이 처리되면 3년 유효의 현행 신고제가 영구적인 인가제로 바뀌기 때문에, 이에 따라 공적 인프라인 코인거래소의 규제도 강화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위원장은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의 개입 의혹에 대해선 “전혀 그렇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금융위원회의 15~20% 일률적 디지털자산거래소 대주주 규제가 시행되면 5대 거래소 대주주 모두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지분율 제한은 두나무와 코빗 인수를 각각 추진하는 네이버와 미래에셋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자료=각 사 및 업계 추정)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지분 규제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야당은 반대하는 입장이다. 지분 규제를 담아 디지털자산기본법 여당안을 발의하면 논란이 격화될 전망이다. 거래소 시장점유율에 따른 차등 규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지만 야당과 합의가 될지 미지수다. 국민의힘에서는 법안 통과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국회 정무위원장은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이 맡고 있다.

국민의힘 주식 및 디지털자산 밸류업 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상훈 의원(정무위)은 통화에서 “사회주의 국가인 베트남 같은 나라에선 외국 자본의 지분 규제는 있지만 우리나라처럼 자국 기업의 지분을 사후에 이렇게 규제한 경우는 국제적으로도 없다”며 “지분 규제와 관련된 법안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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