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롤드 로저스 한국 쿠팡 임시대표가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의사당의 레이번 빌딩에서 열린 하원 법사위의 쿠팡에 대한 한국 정부 차별 대우 조사를 위한 회의장에 들어서고 있다. 2026.02.23 © 뉴스1 류정민 특파원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두고 한국 정부와 평행선을 달리던 쿠팡이 '트럼프 1기 정부 실세'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유화 메시지를 던졌다. 한미 통상 갈등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쿠팡이 한국 정부의 '비공식 해결사'를 자처하면서 일종의 출구전략을 마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로버트 포터 쿠팡Inc 글로벌 대외협력 최고 책임자(CAGO)는 성명을 통해 "미 하원의 의견 청취로 이어진 한국에서 상황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쿠팡이 미국과 대한민국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라며, 이를 통해 양국 경제 관계의 개선, 안보 동맹 강화, 무역과 투자를 증진해 양국 이익에 동시 도움이 될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이번 성명은 해럴드로저스 쿠팡 임시대표가 이날 워싱턴DC 연방 의회 의사당의 법사위 회의장에 비공개 증언에 출석한 직후 배포됐다. 로저스 임시대표가 이날 청문회에서 어떤 내용으로 증언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포터 CGAO는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선임비서관을 지낸 인물이다. 그는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과 함께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파기 시도를 막은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쿠팡이 그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미국의 한국 압박을 풀 수 있는 실질적 채널을 자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쿠팡 향한 고강도 조사에 美 "차별 대우" 지적
쿠팡은 현재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한국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정부는 11개 기관 400여 명의 조사관을 투입하는 고강도 조사에 착수했고, 유출 규모를 둘러싼 진실 공방도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로저스 쿠팡 임시대표가 미국 하원 법사위에 출석한 것을 두고 한미 통상 갈등의 심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미 법사위는 소환장에서 "미국 기업들이 차별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무역 협정에도 불구하고 한국 규제 당국은 차별적 대우, 불공정 집행, 형사 처벌 위협까지 반복적으로 가해 왔다"라고 지적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현재 한미 통상 협상은 난항을 겪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한국 국회의 대미투자 특별법 처리 지연을 이유로, 기존 합의했던 상호관세를 무역 합의 이전 수준인 25%로 되돌리겠다고 예고까지 한 상황이다.
쿠팡이 자신들의 워싱턴 네트워크를 활용해 한국 정부를 향한 미국의 압박을 완화해 주는 '밸브' 역할을 제안하며 협상의 물꼬를 텄다는 평가다.
경찰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빚은 쿠팡을 상대로 강제수사에 나선 지난해 12월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사무실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경찰들이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 (공동취재) 2025.12.9 © 뉴스1 김진환 기자
"로비 의혹 해소하고 투명한 소통 의지"…"구체적 내용 제시" 필요성도
업계 관계자는 "포터 CGAO가 공식 입장을 내고 수습 방안을 찾겠다고 한 것은 그동안 무성했던 로비 의혹을 해소하고 투명하게 소통하겠다는 의지"라며 "로저스 대표의 증언이 한국 정부에 대한 일방적 공세로 번지지 않도록 균형 잡힌 소통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쿠팡이 한미 양국의 가교 역할을 자처한 것은 미국 현지에 구축한 인적 네크워크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다만 쿠팡이 실제로 한미 통상 갈등의 해결사 역할까지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 고위직 출신으로 대관업무를 하는 사람은 많이 있다"면서 "한미 관계를 이야기하려면 좀 더 구체적인 내용들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hjin@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