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말' 기운 얻는다…말 산업계가 주목하는 명마 '닉스고'

경제

뉴스1,

2026년 3월 01일, 오전 06:45

제주에 정착한 명마 닉스고 (한국마사회 제공)

국산 말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달 한국에 입성한 세계 챔피언 출신 경주마 '닉스고(Nick’s Go)'가 말 산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브리더스컵 클래식 우승과 세계 랭킹 1위에 오른 명성이 혈통 개선을 넘어 스마트 축산 기술, 문화 콘텐츠 확산까지 이어지며 '산업 자산'으로서 존재감을 키우는 분위기다.

미국서 상금만 '110억' 획득, 세계 랭킹 1위 출신
닉스고는 미국 최고 권위의 경마 대회인 브리더스컵 클래식에서 우승을 차지했으며, 2021년 세계 경주마 랭킹 1위에 오른 글로벌 챔피언이다.

폭발적인 초반 스피드와 강한 체력, 안정적인 레이스 운영 능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경매 당시부터 잠재력을 높게 평가받았던 말이다.

닉스고 미국에서만 약 110억 원에 달하는 상금을 벌어들였고, 2022년부터는 현지에서 씨수말로 활동했다. 당시 최고 교배료는 3만달러(약 4500만 원)에 달했다.

마사회는 자체 유전능력 평가 시스템을 통해 닉스고의 도입을 결정했다. 단기 흥행을 넘어 중장기 혈통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었다.

제주에 정착한 명마 닉스고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제주목장에서 교배 무사고 기원제의 모습. (한국마사회 제공)

교배료 전액 무상…130두 지원
한국마사회는 올해 국내 생산 농가를 대상으로 총 130두 교배를 무상 지원할 계획이다. 고가 교배료 부담을 낮춰 우수 혈통 확산 속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를 두고 "국산마의 경쟁력 강화와 경주마 수출 확대를 동시에 노린 전략"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동안 해외 고가 씨수말 의존도가 높았던 구조를 일부 완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한 관계자는 "혈통 개선은 단기간 성과가 아니라 3~4년 뒤 평가된다"며 "지금은 씨앗을 뿌리는 단계"라고 말했다.

제주에 정착한 명마 닉스고 (한국마사회 제공)

기술 협업까지…스마트 말 산업 시험대
닉스고의 국내 정착은 단순한 혈통 도입에 그치지 않는다. 마사회는 오픈 이노베이션 방식의 기술 협업 프로젝트도 병행하고 있다.

신소재 의류 기업 디스케치는 닉스고 전용 마의(馬衣)를 개발했다. 여름에는 항모기·통기성 기능을, 겨울에는 나노 충전재와 정전기 방지 설계를 적용해 혹서·혹한 환경에서도 스트레스를 줄이도록 설계했다. 재활용 소재를 활용해 ESG 경영 측면에서도 의미를 더했다.

AI 동물 행동 분석 스타트업 펫페오톡은 영상 기반으로 말의 통증·스트레스 행동을 감지하는 시스템을 적용했다. 향후 출산 징후 실시간 탐지 기능까지 확대해 분만 사고 예방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AR·AI 콘텐츠 기업 아티젠스페이스는 닉스고 홍보물에 증강현실 기술을 접목했다. 스마트폰으로 스캔하면 주요 경주 장면과 기록, 혈통 정보가 구현된다. 마사회는 해당 기술을 유기동물 보호·입양 분야로 확장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진우 마사회 말산업연구소장은 "닉스고 도입은 말 산업 전반의 기술 고도화를 상징하는 사례"라며 "경주마, 승용마, 번식마 등으로 스마트 케어 체계를 확산하겠다"고 밝혔다.

인기를 끌고 있는 닉스고 말인형(왼쪽) (한국마사회 제공)

굿즈까지 인기…브랜드 자산화 본격화
마케팅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렛서울 말박물관에서 열린 팝업 열린 팝업스토어에서는 닉스고 키링이 판매 호조를 보인다. 스타 경주마를 키링으로 제작해 판매하는 것은 국내에서도 이례적이다.

굿즈는 단순 기념품을 넘어 경마 산업의 대중 친화적 확장을 상징한다. 말과 경마를 문화 콘텐츠로 풀어내며 젊은 층 유입을 노리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성패는 결국 자마의 성적이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닉스고 혈통이 국내 경주마 시장에서 얼마나 빠르게 확산하고, 실제 경주 경쟁력으로 연결될지가 핵심이다.

'붉은 말'의 기운을 얻은 닉스고가 혈통·기술·브랜드를 아우르는 새로운 상징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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