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휘발유를 비롯한 유류 가격이 표시되어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욕상품거래소에선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이 지난달 27일 67.0달러에서 이달 3일 74.6달러로 11.3% 뛰었고, 싱가포르에서 거래되는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같은 기간 71.24달러에서 82.34달러로 15.6% 치솟았다.
국제 유가 급등으로 당장 국내 기름값이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4일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751.4원으로 지난달 27일 대비 약 58원 올랐다. 경유도 일주일 만에 83원 치솟으며 1680.1원에 가격이 형성됐다.
이란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에 따라 밥상 물가에도 비상이 걸렸다. 국제 유가 상승은 시차를 두고 농축산물과 가공식품 등 밥상물가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유가 상승은 가공식품 제조 공장의 연료비 부담을 키우고, 신선식품의 경우 비닐하우스 등 난방에 쓰이는 유류비 가격에 영향을 미쳐 생산 비용 상승으로 이어진다.
지난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도 소비자 물가는 국제 유가 급등 영향을 벗어나지 못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습하기 시작한 2022년 2월 24일 브렌트유는 96달러선에서 단숨에 99달러대로 뛰었고 3월 8일 127.98달러까지 급등했다. 9거래일 만에 32.2% 치솟았다. 브렌트유는 물론 두바이유도 8월이 돼서야 10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이 영향으로 당시 국내 유가는 물론 식료품 등 소비자물가가 크게 뛰었다. 휘발유·경유 등 석유류 물가는 러-우 사태 전인 2022년 1월에 전년 동월 대비 16.8% 올랐는데 2월 들어 상승폭이 19.8%로 커졌고 6월 39.9%까지 확대했다. 그해 석유류 물가는 전년 대비 22.2% 급등했다.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 역시 2022년 2월 5.6%에서 12월 10.0%까지 커졌고, 연간 상승률은 7.8%를 기록했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2022년 1분기 3.9%에서 2분기 5.4%, 3분기 5.8% 등으로 확대하며 그해 연간 물가상승률은 5.1%를 기록했다. IMF 외환위기 때인 1998년(7.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현재 국제 유가가 언제까지, 어느 수준까지 오를지는 가늠하기 쉽지 않다. 2022년엔 러-우 사태 촉발부터 국제 유가가 고점을 기록한 2022년 2월 24일~3월 8일 하루 평균 약 4.3원(브렌트유 선물 기준) 올랐는데, 현재 국제 유가 오름폭은 당시와 유사하다. 100달러를 앞둔 국제 유가 수준 역시 러-우 사태 초반 당시에 비슷하다.
게다가 당시와 달리 고환율도 물가 상승 우려를 키우는 요소다. 월평균 원·달러 환율이 1198.3원이었던 2022년 2월과 달리 올해 2월 평균 환율이 1449.32원을 기록 중이다.
정부는 국내 석유·가스 비축량이 충분해 단기 수급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국내 석유 비축 물량이 1억 9000만 배럴 수준이고 가스도 의무비축 물량(약 9일분)을 크게 웃돌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정부는 지금과 같은 국제유가 상승세가 언제까지 지속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2주 이상 지속해도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