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서초대로 삼성전자 서초사옥 게양대에 걸린 삼성 깃발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2026.1.8 © 뉴스1 박정호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지난해 연구개발(R&D)에 역대 최대 규모인 38조 원을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력인 반도체(DS) 사업이 오랜 부진을 딛고 올 초 세계 최초로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를 출하에 성공하는 등 '기술 초격차' 회복에 사활을 건 것이다.
특히 실적 고공행진에 힘입어 임직원 평균 연봉이 1억6000만 원에 육박했다. 전년대비 2800만 원(21.5%) 늘었다.
R&D에만 38조 투입…초격차 기술력 부활 '사활'
삼성전자가 10일 공시한 '2025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연구 개발 비용은 37조 7548억 원으로 이 가운데 정부 보조금으로 차감된 연구 개발비를 제외하고 37조 7404억 원을 당기 비용으로 회계 처리했다.
이는 종전 최대치였던 전년(2024년) 대비 약 7.8% 증가한 규모다. 단순 계산하면 하루 평균 약 1000억 원 이상을 기술 개발에 지출한 셈이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는 11.3%였다.
삼성전자는 R&D 활동의 지적 재산화에도 집중, 지난해 국내 1만369건, 미국 1만 347건의 특허를 등록했다. 지난해 국내 특허(7804건), 미국 특허(9226건) 대비 각각 2565건, 1121건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이뿐만 아니라 디자인 특허 확보도 강화, 지난해 미국에서 462건의 디자인 특허도 취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R&D뿐 아니라 시설 투자(CAPEX) 역시 적극적으로 나섰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시설 투자에 총 52조 6511억 원을 쏟아부었다. 당초 계획보다 투자 규모를 5조 원 이상 확대했다.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만 47조 4764억 원, 디스플레이(SDC)에는 2조 7970억 원, 기타 투자로 2조 1225억 원을 투입했다. 특히 기흥 캠퍼스에 건설 중인 최첨단 R&D 복합단지 'NRD-K' 등 미래 생산 기반 확충에 힘을 쏟았다.
삼성전자가 업계 최고 성능의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를 세계 최초로 양산 출하를 시작했다고 12일 밝혔다. 사진은 삼성전자 HBM4가 양산 출하되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2.12 © 뉴스1
반도체 왕좌 탈환 시동…매출 구조도 '빅테크' 중심
삼성전자의 R&D 투자는 '실적 반등'으로 결실을 보고 있다.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333조 6059억 원, 영업이익은 43조6011억 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10.9%, 33.2%씩 증가했다. 연간 매출액이 330조 원을 넘어선 것은 사상 처음이자, 역대 최고 매출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올 2월 세계 최초로 HBM4 양산 출하에 성공하며 'HBM 지각생' 오명을 벗었다. 삼성전자는 HBM4에 최선단 공정 1c D램(10나노 6세대)을 선제적으로 도입해 양산 초기부터 안정적인 수율은 물론 업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확보했다.
삼성전자 반도체가 'V자 반등'을 하면서 주도 매출처도 변동됐다. 삼성전자 지난해 5대 매출처에는 미국 통신사인 버라이즌이 빠지고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이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글로벌 빅테크를 중심으로 매출 구조가 재편됐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로직부터 메모리,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패키징을 아우르는 유일한 종합반도체기업(IDM)만의 '원스톱 설루션'을 앞세워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당사는 메모리 차세대 기술 경쟁력 강화 및 중장기 수요 대비를 위한 투자를 지속 추진했고 시스템 반도체는 첨단 노드 캐파 확보를 위한 투자도 진행 중"이라며 "내실을 다지는 활동을 통해 투자 효율성 제고에도 집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서울 서초구 서초대로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직원 등이 오가고 있다. 2026.1.8 © 뉴스1 박정호 기자
임직원 평균 임금 21.5% '쑥'…실적 반등 '결실'
삼성전자 임직원의 평균 임금이 역대 최대를 기록한 점도 삼성전자의 재도약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 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은 1억58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 평균 보수액이었던 1억3000만 원보다 2800만 원(21.5%) 늘어난 액수다.
'성과조건부 주식(PSU)' 규모도 공개됐다. 삼성전자는 중장기 사업 성과에 대한 임직원들의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지난해 10월 PSU 제도를 도입했다. 삼성전자는 임직원 약 13만 명에게 총 3529만 주(1인당 평균 275주)를 지급하기로 약정했다.
경영진 보수도 눈에 띄게 늘었다.
반도체 사업을 이끄는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은 지난해 급여 17억 1100만 원, 상여금 35억 7800만 원, 기타 근로소득 3억1700만 원을 합쳐 총 56억600만 원을 수령했다.
모바일·가전 사업을 이끄는 노태문 사장은 같은 기간 급여 15억9700만 원, 상여금 43억6600만 원, 기타 근로소득 1억6300만 원을 합쳐 총 61억2500만 원을 받았다.
앞서 전 부회장은 지난해 상반기 보수 11억9000만 원(상여금 2억5600만 원), 노 사장은 11억9500만 원(상여금 3억5100만 원)씩 수령했다. 하반기 들어 반도체 등 주요 사업 실적이 개선되면서 성과급 규모가 크게 늘었고, 연간 보수 총액도 대폭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2017년부터 9년째 무보수 경영 기조를 유지하며 이번 보수 공시에서도 제외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2026.1.6 © 뉴스1 박지혜 기자
올 상반기 자사주 16조 소각
삼성전자는 이날 사업보고서를 통해 올해 상반기 약 8700만주의 자사주를 소각하는 주주환원책도 공개했다. 이날 종가(약 19만 원) 기준 16조 원에 달하는 규모다.
앞서 삼성전자는 2024년 11월 총 1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했고, 지난해 2월에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1차 매입한 3조원어치 자사주를 전량 소각 완료한 바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해 재난 구호 활동의 일환으로도 경상·울산 산불 피해 지역 복구를 위해 18억5000만 원의 성금을 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DS부문이 협력회사 중 중소기업에 지급한 우수협력사 인센티브는 489억 원이었다.
dongchoi89@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