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총재에 '실용 매파' 신현송…거시건전성·물가 '동시 안정' 과제

경제

뉴스1,

2026년 3월 22일, 오후 07:46

청와대는 22일 이재명 대통령이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에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통화경제국장을 지명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2024년 12월17일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조사국장 겸 경제자문이 한국은행에서 열린 'AI, 금융, 중앙은행 : 기회, 도전과제, 그리고 정책 대응'을 주제로 열린 국제 콘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하는 모습.(뉴스1 DB) 2026.3.22 © 뉴스1

새 한국은행 총재 후보로 22일 지명된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통화경제국장(67)은국제기구 경험과 학문적 전문성을 갖춘 경제학자로, 인플레이션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성을 강조해온 '실용적 매파'로 평가된다.

중동 사태와 고물가·저성장, 부동산 불안 등 대내외 경제 여건이 복잡하게 얽힌 상황에서, 물가 안정과 거시건전성 관리를 동시에 수행하는 것이 그의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이재명 대통령은 22일 새 한국은행 총재 후보로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통화경제국장을 지명했다.

1959년 대구에서 태어난 신 후보자는 영국 에마뉴엘고를 거쳐 옥스퍼드대에서 정치경제학·철학(PPE)을 전공했으며 같은 대학에서 경제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0년까지 옥스퍼드대에서 교수로 지낸 그는 이후 런던정경대, 미국 프린스턴대 경제학과 교수, 국제통화기금(IMF) 상주학자, 뉴욕 연방준비은행 금융자문위원 등을 역임한 학자다.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 국제경제보좌관도 지냈다.

2014년부터는 BIS에서 조사국장 겸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활동하며 글로벌 통화정책 방향을 연구해 왔다.

금융위기 예견한 전문가…거시건전성 모델 안착 주도
신 후보자가 특히 주목받는 부분은 사전에 위험을 포착하는 위기관리 능력이다. 글로벌 게임 이론을 금융위기 분석에 접목한 연구를 진행해 온 그는 2006년 IMF 연차총회 등을 통해 과도한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이 글로벌 금융위기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하며 2008년 금융위기를 예견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청와대 국제경제보좌관으로 일하며 한국의 거시건전성 정책을 설계하고, 국제사회에 설명한 일화는 그의 실무적 역량을 보여주는 사례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한국 정부는 자본 유출입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해 외환건전성 부담금과 선물환 포지션 규제 등 거시건전성 조치를 선제적으로 도입했다. 당시 자본 이동의 자유를 강조하던 IMF 등 국제사회는 이를 시장 자율성을 저해하는 조치라며 비판했다.

이때 신 후보자는 각종 논문과 연설을 통해 해당 조치가 환율 조작 목적이 아니라, 신흥국 금융 시스템 안정을 위한 거시건전성 정책임을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방어했다. 이후 자본 통제에 부정적이던 IMF도 2012년에 이르러 신흥국의 금융 안정을 위해 제한적인 자본유출입 관리 조치가 필요하다며 입장을 바꿨다.

실용적 매파 평가…대내외 악재 속 정책 변화는 제한적일 듯
신 후보자는 물가 상승(인플레이션)에 대응해 선제적 금리 인상을 지지하는 등 기본적으로 매파 성향으로 분류된다.

그는 2022년 9월 열린 G20 글로벌 금융안정 콘퍼런스에서 "인플레이션 현상은 속성상 한번 시작되면 최초에는 국한된 품목만 오르다가도 점점 품목의 수가 더 넓어지고 전반적인 경제 주체들이 대응하는 결과로써 다른 가격이 따라 올라갈 수 있는 상호 작용이 생긴다"며 "연결고리를 처음부터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상황에 따라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금융·대외여건 등이 있기 때문에 실증 연구라는 것이 오차 범위가 상당히 높을 수 있다"면서도 "금리를 올리는 상황이 있다면 지체하기보다는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더 낫다"고 진단했다.

다만 대외 충격에 대해서는 신중하고 유연한 태도를 보인다. 그는 지난해 3월 BIS 보고서에서 "공급 충격, 특히 일시적 충격의 경우, 이런 사례들은 통화정책에 반응하지 말고 반드시 검토해야 할 전형적인 사례들"이라고 했다.

금융권에서는 신 후보자가 취임하더라도 당분간 한은의 통화정책 기조가 크게 바뀌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지연, 중동 사태 장기화로 인한 유가 상승과 물가 상방 압력 등 대내외 여건이 복잡하기 때문이다.

고환율과 물가·부동산 시장 불안이 여전한 상황에서 금리를 내리기 쉽지 않고, 반대로 경기회복이 완전하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를 올릴 경우 소비 여력을 감소시켜 내수에 부담을 줄 수 있다. 현 이창용 총재와 마찬가지로 실용적 매파로 꼽히는 신 후보자 역시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당분간 중립적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딜레마에 빠진 대내외 경제 여건 속에서 물가 안정과 거시건전성 관리를 동시에 이뤄내는 것이 신 후보자의 최우선 과제가 될 전망이다.

이외에 신 후보자는 원화 기반 스테이블 코인에 대해서는 "기존 외환 거래 규정을 사실상 무력화하는 지름길"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이다. 향후 한은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모의실험과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도 안정성을 중시하는 그의 철학이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은 총재는 국무회의 심의와 국회 인사청문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한은 총재의 임기는 4년으로, 한 차례 연임할 수 있다. 현 이창용 한은 총재의 임기는 다음 달 20일까지다.

min7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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