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올해는 국내 생산량 유지…내년부턴 20만대 美 이전 추진[only 이데일리]

경제

이데일리,

2026년 3월 23일, 오후 09:36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현대자동차가 올해 울산공장 등 국내 생산 물량을 약 184만 대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하면서 단기적으로는 고용 안정 기조를 이어간다. 다만, 내년부터 미국 생산 확대를 위한 물량 이전 검토가 본격화되면서 중장기적으론 노사 간 긴장감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울산공장 전경. (사진=현대차)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2026년 생산 계획을 기존과 동일한 183만9000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는 과거 단체협약상 최소 생산 기준인 174만대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당장의 국내 생산 축소 우려를 일정 부분 불식시키는 조치로 해석된다.

그러나 2027년부터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현대차는 미국 공장 확대에 맞춰 연간 20만대 규모의 생산 물량을 현지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핵심 거점은 조지아주 공장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로, 지난해 약 6만대를 생산했는데 이를 3배 이상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대상 차종으로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투싼 하이브리드와 팰리세이드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기아 또한 국내 광명 ‘이보(EVO) 플랜트’에서 전량 생산 중인 소형 전기 SUV ‘EV3’를 멕시코 몬테레이 공장에서 병행 생산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HMGMA의 생산량이 2028년 연간 30만대 수준까지 늘어나고, 연간 37만대 생산이 가능한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HMMA)과 연간 36만대를 생산하는 기아 조지아 공장의 물량을 더하면 현대차그룹은 미국 내에서만 연간 100만대 이상의 생산 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현대차와 기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공장 3곳의 지난해 생산량은 78만2320대로 전년(71만5732대)보다 9.3% 증가하며 이미 현지 생산 능력이 확대되고 있다.

이 같은 전략은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와 현지 생산 요구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되지만, 국내 생산 기반에는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2027년 이후 국내 생산 물량 유지에 대한 현대차 노사 합의가 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 고용 불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신규 채용 축소는 물론 사내 촉탁직과 부품사 인력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는 울산공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조 개편도 병행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유휴부지 활용 및 공장 재건축 사업이 논의되고 있으며, 이르면 4월 중 노조에 관련 계획이 공유될 것으로 보인다. 이후 5월에는 고용안정위원회를 열어 차종 및 생산 물량 재배치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재건축 대상은 1공장 전체와 4공장 포터 생산라인이 거론되고 있으며, 총 투자 규모는 약 4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최종 확정 단계는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사업이 현실화될 경우 생산라인 이동과 함께 인력 재배치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는 단기적으로는 생산 유지와 투자 확대를 통해 노사 안정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생산 재편을 추진하는 ‘투 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면서 “다만 미국 중심 생산 확대가 본격화될 경우 국내 일자리와 생산 기반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은 만큼, 향후 노사 협의 과정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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