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증착열처리 장비업체 원익IPS 직원들이 반도체 생산 설비를 점검하는 모습.(사진=원익IPS)
반도체 증착(웨이퍼 표면에 얇은 막을 입히는 공정)·열처리 장비업체 원익IPS(240810) 역시 반도체 기업 투자 확대 효과를 고스란히 누렸다. 지난해 매출은 9098억원으로 전년 대비 21.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738억원으로 593.6% 급증했다. 회사 측은 메모리 고객사의 설비 투자 확대를 실적 개선의 배경으로 꼽았다. 삼성전자 D램 및 파운드리 투자 확대에 따른 추가 수혜 기대감도 반영되는 분위기다. 반도체 증착·식각장비업체 테스(095610) 역시 매출 3511억원, 영업이익 578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46.3%, 50.3% 증가했고, 파크시스템즈도 매출 2168억원(24%), 영업이익 557억원(45%)으로 후공정 검사 장비 업체로서 수혜를 입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실적 개선 기대감으로 주가 역시 상승 급물살을 타고 있다. 실적이 다소 주춤했던 기업들까지 성장 기대감이 반영되며 주가가 급등하는 모습이다. 주성엔지니어링(036930)은 최근 3개월(1월5일~4월3일 종가 기준) 사이 주가가 99.36% 급등했다. 미세공정 전환에 따른 ALD(원자층증착) 장비 수요 증가가 주가를 끌어올렸다. 박막 증착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기술 경쟁력이 부각됐다는 평가다. 한미반도체, 원익IPS 역시 같은 기간 55.41%, 44.04% 상승하며 반도체 소부장주 랠리를 이끌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000660) 주가가 각각 34.83%, 25.86% 오른 것을 압도한 성적표다. 한 반도체 장비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낙수효과가 제한적이었다면 이번에는 HBM과 첨단 패키징을 중심으로 수혜가 훨씬 직접적으로 확산되고 있고 이런 요소들이 주가에 반영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반도체 이송 장비가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특히 이번 사이클에서는 후공정 장비업체들의 위상이 뚜렷하게 높아졌다. HBM은 적층 구조 특성상 패키징 난도가 크게 오르며 후공정 기술의 중요성이 부각된다. 이에 따라 한미반도체 등 관련 장비 기업이 직접적인 수혜를 누리고 있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HBM은 적층 구조를 구현하고 이를 전기적으로 연결하는 과정이 복잡해 패키징 공정의 중요성이 크게 높아졌다”며 “관련 장비 기업의 역할이 확대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전공정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공정 미세화가 3나노 이하로 진입하면서 증착·식각·세정 장비의 기술 난도가 급격히 상승했고 이는 주성엔지니어링 등 국내 기업에 새로운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소재 분야 역시 흐름이 이어진다. 반도체 감광액(미세회로를 그리는 액체) 업체 동진쎄미켐은 감광액 국산화를 기반으로 글로벌 공급망 내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고부가 소재 수요가 증가하면서 수익성 개선 기대도 커지는 상황이다.
다만 구조적 한계는 여전하다. 국내 소부장 기업 상당수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아 업황 변동 시 실적 변동성이 확대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여기에 미국 중심의 반도체 공급망 재편과 중국 견제까지 맞물리며 고객사 및 생산거점 다변화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기술’과 ‘확장성’이 향후 성장을 가르는 핵심 변수로 지목된다. 단순 국산화를 넘어 글로벌 고객사를 확보하고 AI 및 첨단 패키징 등 차세대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AI 반도체는 기존 메모리 대비 수요의 지속성이 높은 분야”라며 “국내 소부장 기업이 기술 우위를 유지할 경우 글로벌 공급망 내 위상도 한 단계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