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대만의 서밋바이오테크가 삼천당제약의 S-PASS 관련 특허를 출원한 것으로 밝혀지며 지분 관계가 없는 외부기업이 핵심 기술의 특허를 출원한 것에 대해 논란이 불거졌다. 서밋바이오테크는 삼천당제약에 2018년 자기공명영상(MRI) 조영제 2개 품목을 기술수출한 기업으로 확인된다.
서밋바이오테크가 출원한 S-PASS 관련 특허는 펩타이드·단백질 등 생물활성 성분을 다당류 기반 바이오폴리머와 결합하고 여기에 계면활성제를 더해 경구 투여가 가능한 약물 전달 시스템을 구현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인슐린과 GLP-1 계열(세마글루타이드 등) 약물의 경구 제형 적용 가능성을 전면에 내세우며 플랫폼 기술로 확장성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국제조사보고서(ISR)에서는 해당 특허의 핵심 권리범위(청구항 1~11항)에 대해 모두 ‘X’ 문헌이 인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X’ 문헌은 특허 심사에서 신규성 또는 진보성을 부정할 수 있는 핵심 선행기술을 의미한다. 즉 조사기관이 보기에는 해당 특허의 기본 개념 자체가 이미 기존 기술에서 상당 부분 구현돼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실제로 인용된 선행기술을 보면 다당류 기반 경구 인슐린 전달 시스템, 황산화 다당류(fucoidan) 기반 나노입자 플랫폼, 펩타이드 약물의 경구 전달용 미셀 및 나노캐리어 기술 등 이번 특허와 구조적으로 유사한 기술군이 다수 포함됐다. 특히 중국 특허와 후고이단(fucoidan) 기반 자가조립 나노입자 연구 논문까지 포함되면서 단순 개념 수준이 아니라 구체적 구현 기술까지 이미 공개돼 있었다는 점이 확인된다.
문제의 핵심으로 청구항 구조가 꼽힌다. 해당 특허는 생물활성 성분, 바이오폴리머, 계면활성제 범위를 매우 넓게 설정해 다양한 조합을 포괄하도록 설계돼 있다. 이처럼 권리범위가 광범위할 경우 일부 구성요소만 선행기술과 겹쳐도 전체 청구항이 무력화될 수 있다. 이번 사례 역시 특정 물질이나 조건으로 좁혀진 기술이라기보다 기존 기술군을 넓게 포괄하는 구조로 설계된 점이 특허성 약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기술 차별성도 또 다른 쟁점이기도 하다. 삼천당제약은 해당 플랫폼이 위산 안정성, 혈중 지속성, 혈당 조절 등에서 기존 기술 대비 우수한 효과를 가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특허 판단에서 중요한 것은 효과 자체보다 그 효과가 기존 기술로부터 예측하기 어려운 수준인지 여부다. 국제조사 단계에서 핵심 청구항 전반이 선행기술과 중복된다고 판단된 만큼 이러한 효과 역시 기존 기술의 연장선으로 평가됐을 가능성이 크다.
물론 이번 결과만으로 최종 특허 등록 여부를 단정할 수는 없다. 국제조사는 예비적 판단 성격이 강하며 이후 각국 심사 과정에서 청구항을 대폭 축소하거나 특정 조건·성능으로 한정할 경우 일부 권리 확보는 가능하다. 다만 현재 청구항 구조 그대로는 특허성이 인정되기 어렵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데일리 제약·바이오 프리미엄 콘텐츠 팜이데일리가 자문을 구한 다수의 변리사들은 "X문헌은 일단 신규성과 진보성 거절 이유가 발생한 것"이라며 "선행기술이 많이 있다는 의미이며 극복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국제조사보고서는 극초기에 청구항 설정범위를 보려는 예비조사 같은 것"이라며 "향후 각국에 진입했을 때 심사에서 신규성과 진보성을 어떻게 판단받는지가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좀 더 강한 주장을 펼치는 이들도 있었다. 일부 변리사들은 "신규성이 없는 청구항은 특허 등록이 거의 불가능하고 진보성은 주장에 따라 극복 가능하다. 신규성과 진보성이 X로 묶여있어 정확히 판단이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이들은 "청구항 1-11항이 현재 출원된 청구항 전부인데 모두 거절이유가 나왔다는 것은 리스크가 있다"며 "다만 향후 명세서에서 권리범위를 잡아 청구항을 더 만들어낼 수도 있다"고도 말했다.
삼천당제약의 글로벌 기술 이전 계약과 기업가치가 해당 플랫폼을 기반으로 형성된 만큼 향후 특허 권리 범위가 어떻게 확정되는지가 투자 판단의 핵심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현재 해당 특허는 특허협력조약(PCT) 국제출원 후 공개된 상태로 개별국 특허 등록은 이뤄지지 않았다.
유사한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삼천당제약은 2019년에도 S-PASS 계열로 추정되는 경구 약물전달 관련 특허를 출원했다. 하지만 당시에도 선행기술과의 중복 및 진보성 부족 문제가 제기되면서 심사 과정에서 난항을 겪였다. 이후 해당 특허는 권리범위 축소 등을 통한 보완 대신 결국 자진 철회됐다.
팜이데일리는 삼천당제약 측에 해당 사실을 확인하려 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