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까지는 미국과 이란의 전쟁 이전 계약 물량이 수입돼 경상수지 확대 흐름이 예상되지만, 4월부터는 국제 유가 급등 여파가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성욱 경제통계1국 금융통계부장이 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6년 2월 국제수지(잠정) 기자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2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231억 9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34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종전 최대치인 지난해 12월 187억달러를 웃돌 뿐만 아니라 전년 동월 72억 3000만달러와 비교해 2배가 많다.
반도체 수출 호조가 역대 최대의 경상수지를 이끌었다. 상품수지는 233억 6000만달러 흑자로 집계, 전년 동월(89억 8000만달러)보다 두 배 넘게 늘어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도체(157.9%, 이하 전년 동월 대비 기준)와 무선통신기기(23.0%), 컴퓨터 주변기기(183.6%)수출 확대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올해 2월 당시 유가가 하락하면서 수입 증가폭을 억제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2월 우리나라 수입은 470억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동월(452억달러) 대비 18억달러 늘어나는 데 그쳤다. 수입 내역을 살펴보면 통관 기준 석유제품 수입이 21% 감소하는 등 대체로 원자재 분야 수입이 크게 줄었다.
유성욱 한은 경제통계1국 금융통계부 부장은 “올해 3월 통관 데이터를 보면 아직 에너지 수입 흐름에는 큰 변화가 없다”면서 “중동 지역과 우리나라 원유 수입 간의 운송 기간 시차가 있기 때문에 3월까지 들어온 상당 부분은 전쟁 이전의 계약물량이 수입된 경우”라고 설명했다.
이에 한은은 올해 3월 경상수지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달까지 반도체 수출 호조가 이어진 가운데 이란 전쟁 이전에 계약된 원유 수입 효과로 경상수지 흑자 규모의 확대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이유다.
다만 올해 4월부턴 국제유가 급등 여파가 본격적으로 상품수지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미국과 이란이 데드라인을 앞두고 막판 2주 휴전을 타결했지만 국제유가 변동성과 지정학적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유 부장은 “올해 3월까지의 원유 수입은 이란 전쟁 이전 계약 물량이 들어왔다면, 4월 이후엔 국제유가 상승이 경상수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4월 이후에는 국제정세 불안 완화 여부는 물론 국제유가 수입에 어떻게 반영될지에 따라서 변동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미국과 이란의 휴전 협상에도 국제유가 하락 속도가 완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최규호 한화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중동 내 40여곳 이상의 에너지 시설이 공격 당한 가운데 시설 복구까지는 수일에서 길게는 수개월이 소요될 수 있다”면서 “원유 공급망 회복 역시 단기에 해소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경상수지, 상품수지 추이









